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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 Nov 21. 2023

빗소리가 밤의 소음을 밀어내고 있다.

지금 밖에는 잔잔히 비가 내린다.

비는 풍경과 건물들을 미화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비가 내리면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기도 하고, 모든 것이 아름다워지는 듯 가려지기도 한다.



그런 비가 내린다.

조용히 빗소리를 듣고 싶은데 화요일 밤, 도심 속의

웅성거리는 소음이 빗소리를 감춰버렸다.

예전에는 쨍쨍 햇살 내리는 맑은 날이 좋아서 심지어

여름을 좋아했는데, 그리 싫어했던 비 내리는 날을 기다리게 되는 걸 보면 나이 탓인 걸까.



문을 닫아서 보이진 않음에도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투드득 투드득거리며 밤의 소음을 밀어내고 있다. 오늘은 떨어지는 빗소리가 너무 좋아서 이대로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까지 드는 날이다.



큰 산등성이를 넘고 있는 지금의 내 삶을 가지런하게 빗어주는 소리 같다는 착각도 해 본다.

가끔은 노랫소리가 되기도 하는 빗소리.

세상이 잠들어 가려하는 시간 그 정적을 깨며 쏟아진다. 차가운 도시에도 따뜻한 곳에도 모든 곳이 평등하다는 듯이 떨어져 준다.



이쯤에서 보물 같은 기쁜 소식도 함께 왔으면 참 좋았으련만.

내 사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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