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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머물다 간 마음

by 여니

힘들던 밤,
한 줄기 빛처럼 그들은 다가왔지
따스한 말. 별 말 아니었지만
마음이 녹아내렸어.
그게 진심일 거라 또 믿었지
그 따뜻함이 오래 머물 줄 알았어
그런데 그것은
내 아픔의 틈을 흘긋 보고
그들 감정의 파도 속에서 잠시 머물다
말았지.

배려인 줄 알았던 건
연민이었고
위로인 줄 알았던 건
그들의 외로움을 덜어내기 위한 말.
그 잠시의 자리엔
배신감이 꽃처럼 피어나고
슬픔은 그림자처럼 따라와
내 등을 토닥였다.

이젠 알겠어
순간의 감정은
머무는 척, 이해하는 척하다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긴다는 걸.
그래도 다행이야. 조금씩 늦지만
그런 것들을 가려낼 수 있는 더듬이 같은
감각을 주서서.

* 그냥 지금 생각나는 대로 시 아닌 시를 한번 써봤습니다. 부끄럽지만.
* 정작 그들은 자신인 줄 모른다는 게 코미디 인 듯.
삶이 힘들다고 사람까지 만만해 지는 것은 아닌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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