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한 장처럼 _ 이해인 수녀님 作
살아갈수록 나에겐
사람들이 어여쁘게
사랑으로 걸어오네
아픈 삶의 무게를
등에 지고도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걸어오는
그들의 얼굴을 때로는
선뜻 마주할 수 없어
모르는체
숨고 싶은 순간들이 있네
늦은 봄날 무심히 지는
꽃잎 한장의 무게로
꽃잎 한장의 기도로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
오랫동안 알고 지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그들의 이름을
꽃잎으로 포개어
나는 들고 가리라
천국에까지
시를 읽고 느꼈던 감정을 조용히 마음속에서 꺼내어 보니 무거운 삶을 견디며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이 나를 힘내게 한다. 그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들인지, 그 무게를 알기에 더 감동적이다.
그들의 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나도 모르게 외면했던 순간들이 나의 작고 나약함이 떠오르게 한다. 한 장의 꽃잎처럼 가볍고도 깊은 소중한 이들의 존재가 문득 마음을 건드려 눈물이 고이게 한다.
오래 곁에 있어준 사람들, 그 이름을 마음속에 접어두고 기도하듯 천천히 들고 가는 그 마음이 너무 고요하고 따뜻하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의 여운은 이제는 가려하는 4월에야 맡는 봄의 향기 같이 조용히, 그리고 깊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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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기념일을 시간 내서 조용히 산책으로...^^
* 365일 KF94 마스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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