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인사♡

잠시라도 당신의 하루에 내가 스며들기를 바랐다는 그 마음.

by 여니


스웨덴에서는 전나무 하나를 베면 두 그루를 심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는 음악처럼 그렇지만 아주 명확하게 들었습니다. 하나를 내어주었으니 두 개로 되돌려 놓는 일. 손해가 아니라 약속 같은 것. 다른 이를 위하고 세상을 배려하는 마음. 그 이야기를 떠올리며 생각합니다. 두 그루가 아니라 다섯 그루쯤 심고 싶은 마음에 대해. 도움을 받았을 때, 설명할 수 없는 온기를 건네받았을 때, 나는 늘 필요 이상으로 돌려주고 싶어지는 마음이라는 걸. 갚음이라기보다는 남겨두고 싶은 흔적에 가깝습니다. 나도 누군가의 계절에 작은 숲 하나쯤은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



손을 내미는 건 생각보다 많은 것을 건네받았다는 뜻일 것일 겁니다. 말로 다 하지 못한 배려, 침묵 속에 묻어 있던 걱정, 아무 조건 없이 내 편이 되어준 순간들. 그래서 나는 이 한 해의 끝자락에서 마음을 듬뿍 쥐고 서 있습니다. 꼭 무엇을 쥐고 있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으로.



사람들은 말합니다. 마음은 꼭 형태를 가져야만 전해지는 건 아니라고.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전해졌을 거라고. 그 말이 맞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여전히 눈에 보이는 무언가로 마음을 번역하고 싶어 집니다. 손에 쥘 수 있는 온기, 봉투를 열 때의 작은 설렘, 책상 위에 오래 남아 있을 어떤 흔적 같은 것들로.



날은 점점 더 차가워지고, 이제야 겨울이라는 말이 몸에 와닿습니다. 올해가 유난히 힘들어서인지 살갗에 닿는 바람은 차갑지만 계절의 감각은 무뎌졌습니다. 그래도 달력은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로 향합니다. 거리의 불빛보다 먼저 떠오르는 건 사람들의 얼굴입니다. 안부를 묻지 못한 채 지나온 이름들, 고마움을 다 전하지 못한 시간들.



크리스마스 카드 한 장, 작은 선물 하나 드릴 수 없음에 괜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이것으로 충분할까, 혹시 부족하진 않을까. 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크기나 값이 아니라, 내가 당신을 생각하며 시간을 내어 앉았다는 사실일 것입니다. 당신을 떠올리며 문장을 고르고, 포장을 하고, 잠시라도 당신의 하루에 내가 스며들기를 바랐다는 그 마음.



어쩌면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아주 단순합니다. 당신 덕분에 이 해를 지나올 수 있었다는 것. 당신이 있어서, 세상이 조금 덜 춥게 느껴졌다는 것. 그래서 나는 전나무를 두 그루가 아니라 몇 그루라도 더 심고 싶다는 것...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여전히 서툴지만, 그 서툼마저도 진심으로 전해지길 바랍니다. 말보다 느린 손길로, 선물보다 오래 남을 온기로. 이 겨울의 초입에서, 나는 조용히 그렇게 마음을 건네 봅니다.


*사진_ 1. pinterest .

2. 지나가다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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