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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 Dec 17. 2023

허름한 인생에 이 얼마나 큰 복이냐.



안 나오는 것도 있지만 숙소에 OTT가 되어 그럭저럭 볼 만한 것은 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요즘 둘 다 스트레스 때문인 지 노안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은 쑤시기도 하고 뿌옇고, 난 빛반사에 적응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 잘 안 보이는 것은 기본이고. 거기에 머릿속을 털어내면 채워지고 속도 시끄럽고 해서 배우들의 맛깔스러운 충청도 사투리에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소년시대>의 재미가 잠시 나도 모르게 정형화된 찌든 얼굴에 웃음을 주어 좋다.


병태) '그냥 인생에서 밥 먹고 잠자고 그리 살믄 되는 것인지 뭣이 이리 힘드냐 이 말이여. '

내 마음) '그러게...... 참 뭣이 이렇게 힘들데.'
거기에 나오는 대사가 잠시 내 마음을 머물게 했다


돈도 무엇도 없는 부모의 병태(임주완)가 학교 일진들한테 매일 맞고 들어와서는 또 아버지 일로 울다가 안 운 척 눈물을 닦는 아들을 보며 엄마는 이런 말을 한다.

"울고 싶을 땐 걍 울어. 쌓아두면 병나~.
이렇게 허름한 인생에 니맨큼 착하고 순하고 고운 아들을 내려준 게 얼매나 큰 복이냐.
병태야, 미안햐. "



참지 못하고 소리를 삼키며 잠시 울었다.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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