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구수치.. 황달수치도 내려왔고 저번 주 혈소판 수혈 후 정상수치에 간신히 턱걸이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다시 표적 항암 치료를 다시 시작해 보고 그때 다시 검사 후 결과를 보며 치료하자는 담당의사 선생님 말씀을 듣고 그냥 기분이 좋았습니다. 남편은 다시 먹어야 할 독한 약에 알 수 없는 걱정 같은 고독한 얼굴이 잠시 보였습니다. 제 생각만일 수도 있지만.
칼 같은 시간을 지켜야 하고, 또 우리도 예상치 못 할 어떤 몸의 변화로 걱정이 생길지 그래서 힘들 수도 있겠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좋을 수만은 없겠죠. 어떤 날은 내 삶을 안타까워도 할 것이고 땅을 파고 들어갈 만큼 아무 말도 하지 못할 정도로 우울한 날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그런 날은 그런 날대로 담담히 받아들이고 또 웅크렸던 몸을 기지개 켜듯 또다시 털어내고 힘을 내고 기도합니다.
기가 쫙 빠져나갈 정도로 기운은 없고 허리 다리가 내 몸 같지 않았습니다. 퇴근길과 겹친 지하철 안에서 서로 서서 눈으로 위로하고 사람들 사이에 있는 남편의 얼굴이 누가 봐도 아픈 안색이라 안쓰러웠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내리기 전에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 남들 눈 의식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