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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니 Sep 10. 2024

지난 2월 써놓고 저장만 해 놓았던 글과 오늘의 나.


 

 나만의 생각으로 마음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생각나는 사람에 대해 쓰자니 생각나는 그 사람들은 모두 내 에 머물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오해를 오래 하면 그것도 이해가 되어버리는 건 지. 오해한 채로 떠난 사람들을 이제야 나도 이해를 하게 되니 아싑지만은 않습니다.
주기적인 외로움이 찾아옵니다.

가치 있는 것들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지만, 사라져 버리는 것들은 때론 결국 우리를 울리고 맙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까.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나에게 곧 끝이 보일 거라는 희망은 아직은 조금 이른 듯합니다. 아직은 다른 암흑 속의 터널에 놓여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르게 되겠지요. 비록 다른 방향에 와 있는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러지 않길 바라면서.

하루에도 여러 번 나는 일상을 고민하고
선택하고 그 선택의 결과에 후회하고 어쩌다 만족하는 과정을 되풀이하기도 합니다. 요즘은 그 선택과 책임이라는 것이 너무 무겁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느 때는 생각하는 것 마저 지칩니다.
지친다고 생각하는 것 마저도 지칠 때가 있습니다.
나를 위로하는 것도 힘내는 것도 다 지겹다.. 이대로 가만히 먼지가 되고 싶기도 하다..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지난 2월 28일 써놓고 저장만 해 놓았던 글입니다.

왠지 올릴 자신이 없었어요.


어쩌다 읽으면 참 궁상맞고 눅눅해서 내놓는다고 해야 할까... 뭐 그런 생각을 접었었죠.

이제야 반성다운 반성을 제대로 합니다.

눅눅하고 습해도 지금 현실인 것을.


오늘은 좋아지진 않았지만 눈에 띄게 떨어진 혈소판 수혈과 백혈구 촉진제(그라신)만 맞고 왔습니다.

오는 내내 차가운 옆지기의 손을 덥혀주며 계속 마음은 불편했습니다. 담당의사 선생님께서


어지럽진 않냐며 물어보신 대답에 움직임이 많지 않아 옆지기는 괜찮다고 대답했고 그다지 내려가지 않았으니 그럼 적혈구 수혈은 오늘은 하지 않고 혈소판과 촉진체만 맞고 가시지만 피부에 조금의 점상출혈이 보이면 곧바로 응급실로 오셔야 해요.


 추석명절도 있고 그냥 나라도 가끔 어지러워한다며

말하고 수혈받고 올걸. 아마도 옆지기는 적혈구 2팩 값의 계산과 돌아가는 길에 사야 할 것들에 대한 계산을 했을 테지요. 그걸 모를 제가 아닌데 둘의 대화에서 괜찮다고 하니 저도 넘어갔습니다. 그깟게 뭐라고.

이 마음도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일이라 여기렵니다.





 살아내야 할 이유가 이젠 많아졌습니다.

아직은 아파하고 고통받고 있지만 그래도 곰탱이(지금은 마른) 옆지기가 제 울타리이고.

선하고 언제나 마음 깊은 잘 자라준 생각만 해도 눈물이 차오르는 사랑하는 나의 안드레아.

끌어주시고 손 내밀어 주시며 토닥여주며 안타까워해 주시는 분들. 그 모두 응원이 따스함의 한 덩어리가 되어 힘을 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브런치에서 벗하게 된 소중한 인연이자 멘토같은 존경하는 작가님이자 언니.. 핏줄이라도 그렇게 세세히 살뜰히 챙기긴 힘들겁니다. 항상 척박한 제마음의 온기이십니다.


한낱 인간이기에 다시 의기소침해지기도 하고 다시 힘들어도 할 겁니다. 그래도 또 털어내겠지요.


마음이 은은해지는 오후입니다.




* 2013년의 오늘이라고 뜬 저녁 하늘 사진과

   오늘 10시 반경의 맑고 높은 하늘.


* 혼자되고 병원에서 퇴원할 즈음.. 아이 친구 엄마이자

   유일하게 내가 마음을 열었던 언니의 말.

  " 이젠 안드레아 엄마가가 아니라, 혜연이라고 부를게.

    당당하게 예쁘게 살아~." 했던 그 언니의 댓글.

    지금까지도 늘 한결같은.

    그 당시에 마음의 문을 꼭 걸어잠궜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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