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추석명절 한주 전에 어떤 교수님 페친글을 보다가 '나도 추석 선물 받고 싶다.'란 농담 섞인 글에 댓글을 달았어요 '저도 그러네요.'하고. 서로 웃음과 좋아요.로 넘기고 잊고 말았었는데, 명절에 SNS선물 보내기 통해서 사과 한 박스를 받았어요. 아마도 그분은 그 글을 마음에 담았다가 생각을 하고 보내셨나 봅니다. 뜻밖이었고 참으로 따뜻했어요. 모든 병에 그렇겠지만 옆지기의 병에 깔끔함과 단백질 야채 과일을 골고루 되도록 먹으려고 생각은 하지만. 과일값은 천정부지... 돼지고기마저도 너무나 비싼.
배송받았을 땐 어린 시절 받았던 추억의 과자박스처럼 기뻤어요. 그 따뜻함 만큼이나 달고 정말 꿀사과처럼 맛있었고 오랜만에 제대로 잘 생긴 과일을 먹을 수 있었고 아직도 먹고 있어요.
살면서 예전엔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인데 요즘은 여유가 있고 부유한 분들. 특히, 할머님 연배신데도 날씬하십니다. 오히려 저 같은 사람이 패스트푸드와 라면등으로 원치 않는 살이 찌지요. 물론 나이가 들어 대사가 원활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겠지만 몸에 좋은 식습관과 운동. 자기 관리도 어느 정도 최소한의 여유겠지요. 마음이 편해서 살로 가는 것이 아니라.
선물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물을 받으면 누구나 기쁘지요. 너무나 고마울 테고. 그러나 상대의 처지에 맞지 않다면 버거운 눈으로만 보는 선물도 때론 존재합니다.
한참 전 어느 분으로부터 원두 선물을 받았어요. 정말 진심으로 감사했고 존중받는 마음과 생각해 주시는 배려에 고마웠어요. 택배 부치는 일도 번거로움이고 그 순간 저를 떠올려 주신 것이니 더 말할 것도 없이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었어요. 그런데 저희에겐 포크도 하나. 프라이팬도 하나. 그릇도 겨우. 커피포트도 없고 제대로 갖춰진 일반 가정이 아니고 임시 숙소이기에 눈으로만 코로만 하는 감상에 그쳤습니다. 감사한 마음과 함께... 드립지 등등을 사기엔 그보다 한 끼가 먼저니까요.
그러면서 동시에 마음에 이런 생각이 번지더군요. 삶아 빨아서 말려두어 예쁘게 접은 수건. 1년 365일 KF94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을 스스로 생각하시고 정말 쓰고 써도 남을 만큼 보내주신 마스크. 제가 소화를 잘 못해 위경련처럼 통증이 있다는 것을 언뜻 들으셨다 기억하셔서 보내주신 팥이 들어있는 찜질팩과 파스들. 고기를 쿠폰으로 보내시고는 남편의 글을 보셨는지 지금 당장은 그런 것 보다 현실적인 도움이 필요하실 것 같다면서 바꾸려다 취소가 안 돼서 고기에 도움까지 주셨던. 일일이 나열하자니 너무나 많아서 다 쓸 수가 없습니다.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그 사람 입장이 되어 마음과 진심을 내어주는 것.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어요.
난 어땠었는지... 온몸에 더듬이가 있고 촉수가 있는 눈치 빠른 센스쟁이. 정은 많지만 새침데기 같아 가깝지 않은 사람은 말 시키기 어려워했던. 그래서 스스로 때론 망가져야 하고 허술해 보여야 했던. 어디선가 누군가에(예전 어린이 만화영화 노래처럼) 무슨 일이 생기면 두 손 걷어 부치고 오지랖을 떨었었죠. _____ (여기까지 저의 허술한 착각의 자랑질이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것조차도 그들에게 어떻게 느껴졌을지 뿌듯도 한 반면에 뒤늦게 걱정도 되고 반성도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