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초음파하고 한국외대 맛집투어
이젠 28주도 내일이 지나면 안녕이네요. 내일은 출산준비교육이 있어요(많이 부담되네요).
입체초음파 찍는 날이었어요. 임신바우처 체크카드로 61,300원을 지출했죠. 2시 50분까지 가야 하는데 늦어서 부랴부랴 갔더니 뱃속의 모든 장기를 가진 아기가 얼굴을 잘 보여주진 않았어요.
어차피 나오면 평생 얼굴 보며 살 거라서 굳이 저는 아기의 얼굴을 잘 볼 필요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초음파 선생님은 나의 배를 거의 가격하는 수준으로 '퉁퉁' 치면서 녀석의 얼굴을 보길 원했죠. 또 습관처럼 "전, 괜찮아요. 싄생님"이라고 했지만 3번 정도 강한 퉁퉁 후 저는 그곳을 빠져나왔어요.
초음파 담당하는 쌤이 "돈 내는데 얼굴 보고 가야죠"라고 말했는데 나중에 돈을 낼 때 알겠더라고요. 6만원...
아직까진 초음파로 보는 녀석의 모습이 '와, 내 새끼. 오구구' 한다거나 "완전 아빠 판박이 엄마 판박이"라는 생각은 (죄송하지만) 들지 않아요.
초음파 얼굴에 살이 더 올라 만나게 된다는데 쩝:) 건강하게만 자라길 기도할 뿐이에요. 초스피드로 진료를 마치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외대 앞에 갔어요.
양념치킨스테이크는 아무 곳에나 비슷할 순 있지만 같은 맛을 내긴 어렵다고 봐요. 그냥 시중에 파는 소스맛인가 ㅠㅠ 아니길 바랄 뿐
간판은 20대 때 갔던 그대로인데 내부 인테리어는 싹 바뀌었네요. 다행히 음식의 맛은 그대로네요. 케첩마요네즈 양배추랑 직접 갓 담근 배추겉절이 그리고 메인 치킨 닭스테이크!
여긴 음료까지 같이 서비스해줘요. 1회 리필 무료! 혼자서 텅 빈 가게에서 치킨 스테이크를 칼로 썰어 와구와구 먹었어요.
20대였을 땐, 그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학생이었는데, 나이를 먹고 30대가 되어 다시 찾은 그곳에서 감회가 새로웠어요. 치킨집 사장님이 하염없이 TV를 보며, 손님이 오면 그제야 움직이는 그 모습이 요즘 제가 카케 알바를 돕는 그런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더라고요. 삶의 무게가 느껴졌어요.
저녁 약속을 기다리며 중간에 텅 빈 시간은 가보고 싶었던 카페로 갔어요. '플랫피플'. 요즘 골목에 찾아가는 카페가 많은데 여기도 그런 곳이더라고요.
아메리카노가 3천 원이고 테이크아웃 천냥 할인이니까 2천 원. 대학생들에게 딱 맞춘 가격이더라고요. 이태원의 업사이드커피의 콩을 납품받아 사용하고 있다고 해요.
커피 맛은 훌륭했어요. 늘 사 먹는 커피는 맛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커피는 호불호가 갈립니다 ㅠㅠ
마지막 하이라이트 부대찌개. 이곳도 대학 다닐 때 자주 왔던 곳이었어요. 와 본 기억이 나더라고요. 햄이 풍요롭게 들어 있어서 남겼네요. 집으로 돌아와 지금 보니 다 먹을 걸 아쉬움이 남네요.
오늘 하루는 추억도 먹고 야무지고 배터지게 거하게 먹었네요.
61,800원의 결과물 중 하나. 여기에 살이 더 올라서 나올 거래요. 음 정면이 저렇게 생겼으면 말 다했죠. 뭐. 이젠 2주마다 한 번씩 병원가서 환자로 그렇게 체킹하는 시간을 보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