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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Jun 06. 2018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정치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을까?

퇴사하고 읽는 책 -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우편함에 6월 13일 선거후보책자가 꽂혀져 있었다.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까지 뜯지도 않고 김치냉장고 위에 버젓이 있다.


분명 이번에도 하루 전에 살펴보거나 읽는 둥 마는 둥 할 것만 같다. 내가 정치를 대하는 (안일한) 태도가 선거책자를 받았을 때도 여실히 드러나는 듯 싶다.

얼마 남지 않은 6월 13일 지방선거 때문에 버스 광고를 통해 혹은 길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다가도) 마냥 무관심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

후보자들은 거리의 시민을 만나면 당연히 자신의 번호와 이름, 약력이 새겨진 명함을 아무렇지 않게 쥐어준다.

거의 전단지를 받는 기분으로 '안 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먼저 올라온다. 받자마자 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으로 버린 명함이 몇 개째인가.

시민의 입장에서 선거유세를 하며, 주민을 위해 일한다고 한번 뽑아달라는 기간에만 얼굴을 마주치는 정치인이 마냥 반가울 순 없다.

평소 정치인이나 정치는 나와는 무관한 별나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주민들과 소통하는 노력을 조금만 보여줘도 선거유세할 때 꼴불견처럼 보이지 않을 텐데 라는 아쉬운 마음도 있다.

우리나라는 유독 정치인하면 인상부터 찌푸리게 만드는 보통명사를 대표하는 것 같다.

전직 대통령 중에 감옥으로 가서 조사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정치 하면 미간부터 찌푸리게 된다.

분명 중고등학교 다닐 때 국민의 권리 등 정치 과목을 배우면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안되는 영역으로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스웨덴의 알메달렌에서 정치는 우리나라와 전혀 다른 양상이다.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은 정치가 장애인, 게이 등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평등하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편 가르기가 심해서 모두에게 평등한 정치를 즐기는 세상은 후세에나 볼 수 있을까 싶다.

모두가 즐기면서 정치를 배우고 정치인과 격의 없이 만날 수 있는 하나의 장이 존재한다니! 놀랍다, 그런 나라가서 살고 싶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니 이 땅에서 축제와 같은 정치가 꽃피워지길 바란다.

정치인들 역시 국민들의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안다면 예전에 했던 방식대로 반복하는 모습은 그만 보여줬으면 좋겠다.


1주일의 알메달렌 주간은 형식과 격식을 벗어 버리고 휴가를 즐기면서 정치인들과 나누는 쌍방향소통
정치의 현장이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궁금한 것을 그 자리에서 들려준다

정치인들이 다가올 선거에 뽑혀야 하는 절박함은 잘 알지만 여력이 된다면 이 책부터 읽고 변화하기 위한 작은 시도를 하는 이가 나타난다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뿌듯할 것 같다.


밑줄 그은 부분


1. 연령도, 성별도, 직업도, 성 정체성도 모두 관계없이 각자의 의견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생활 속의 정치다.

2. 내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만큼 상대방의 가치도 중요하다. 모든 가치가 같은 기준으로 존중되어야 정치가 비로소 신뢰와 존경의 대상이 된다. 정치적 갈등은 축제로서의 요소가 없는 정치 문화에서 창궐하는 질병과 같다.

3. 한국의 노사 화합을 위해 제언을 한 가지 한다면 꾸준히 대화를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책에 대한 짧은 총평

관심없는 주제인 '정치'에 관해 현장의 생생한 기록을 담아 생각보다 읽기가 수월했다. 한 편의 르포를 보는 기분이었다. 축제를 닮은 정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 이들에게 선물하면 좋은 책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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