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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Jun 07. 2018

이렇게 쓴 기록들이 무슨 의미란 말인가

퇴사하고 읽는 책 - 모든 요일의 기록

내가 이해할 수 없어도
내가 껴안을 수 없어도

각자에겐 각자의 삶이
있는 법이다.


타인의 에세이는 독자인 내가 그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이 드는 장르 중 하나다.


김민철 작가의 '모든 요일의 기록'이라는 책 역시 스테디셀러라고 들어서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일반 사람이 쓰는 일상과 카피라이터가 기록한 이야기는 무엇이 다른 걸까.


문장의 처음부터 (확연히) 다르다. 카피라이터의 여러 면모가 자연스럽게 녹아져 있다. 카피라이터들은 글을 다 잘 쓰는 것 같다.


모든 글의 시작마다 임팩트가 강하다. 어쩌면 일반인인 우리도 카피라이터로 일하게 되면 비슷한 경지에 이르진 않을까.  


에세이는 라면을 먹듯 손쉽게 읽힌다. 아무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잘 넘어간다. 반면 이 책의 작가는 한 권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갈아 넣었겠지? 괜히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건 아닐 것이다.


김민철 작가의 서문은 책의 내용 못지않게 인상적이었다. 기억력이 너무 나빠서 모든 것을 기록하기로 선택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반짝이는 문장들이 곳곳에 박혀 있어서 읽는 동안 아름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자신의 일상을 풀어내는 방식을 이번 기회에 배워야겠다.  


결국
잘 쓰기 위해 좋은 토양을
가꿀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 살아야 잘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런 인간인 것이다.



밑줄 그은 문장


1. 빵집 아들의 운명은 도넛이다 - 그냥 그렇게 태어나는 것 중


2.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 지금, 여기서 행복할 것 중


3. 피아노 앞에 앉았다 - 듣다 중


4. 팔자다 - 여섯 개 국어 정복기 중


5. 카피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카피라이터가 될 수 있었다 - 살기 위해 쓴다 중


책에 관한 짧은 총평



가볍게 읽혀요.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는 자체로 의미 있어요. 당신이 남기는 모든 기록에 관한 궁디팡팡 힘을 얻고 싶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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