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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Jun 06. 2018

싸울수록 투명해진 너와 나

결혼기념일 1년 

연애를 시작하고 이별이 두려워서 빨리 결혼이 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우리는 4년 열애 끝에 결혼하고 오늘은 같이 산 지 1년 되는 날이다. 시간이 벌써 그렇게 됐나 싶을 만큼 쏜살같이 지나간 기분이 드는 건 그만큼 나이를 먹고 있단 증거이기도 하다. 


결혼하고 여러 가지 일이 많아서 더욱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평소 기념일을 챙기는 편이 아닌데, (내 입장에서 생각할 때) 어렵게 결혼한 탓인지 오늘만큼은 기념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거창한 것도 아닌 같은 장소에서 밥 먹는 정도. 


우리는 결혼한 날 입었던 개량한복을 입고 힐튼호텔에 방문했다. 작년에도 이렇게 더웠나 싶을 만큼 같은 옷인데 덥게 느껴졌다. 


오래 사귀었으니 결혼하면 잘 지낼 것이라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생각보다 많이 다툰다. 서로 다른 지점이 많아서 맞춰가려면 싸우는 수밖에 없다. 연애 때보다 결혼하고 생활하면서 부딪히는 지점에서 늘 충돌이 있다.  


싸울 때마다 방어적인 나 자신을 만나는 게 괴롭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또 괜찮고 살아내게 된다. 가족이랑 부부랑 다른 지점이다. 


작년 6월 6일과 올해 6월 6일은 여러 면에서 많이 다르다. 내년에는 신혼여행으로 갔던 하와이에 다시 가고 싶다. 없는 살림에 적금부터 들어야겠다. 



1. 오늘의 메인은 황금김치, 뷔페에서 김밥 먹는 녀자 2. 여전한 사랑 쌀국수 너란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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