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타는 날의 밀크티
백종원의 골목식당 자주 보세요? 저는 열혈애청자예요. 뚝섬 편 방송은 충격이더라고요. 장사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던데, 4곳의 가게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걸 막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뚝섬 방면 골목에도 맛집이 참 많잖아요. 방송에서 그렇지 않은 곳만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건 아닌지 조심스러워요. 자영업자들의 교과서라는 기사가 뜰 정도더라고요. 국민청원까지 나와서 알바생으로 카게 위생 등 더 신경 써야겠더라고요.
하루 종일 알바하는 카게가 구조 변경을 했어요.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열일했네요. 책 한 장도 펼치지 못한 그런 날이네요. 커피는 늘 알바하는 곳에서 마셨는데, 오늘은 공사하는 관계로 인근 카페를 이용했어요.
소금커피를 파는 곳에 가려했더니 문을 닫았고, 나름 터줏대감 카페 가려고 했더니 문을 닫았더라고요. 그래서 어중간하게 열린 카페에 들어갔어요.
늘 우유 메뉴를 마시고 싶지만, 먹으면 알레르기 비염이 심해져서요. 레모네이드와 요크셔 골드로 냉침한 밀크티를 구매했어요.
지금 일하는 카게는 테이크아웃이라 1,500원의 아메리카노부터 4,500원이 가장 비싼 메뉴거든요. 그런데 오늘 방문한 카페는 플랫화이트용 테이크아웃 컵에 4,500원을 받더라고요. 문화적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었어요. 레모네이드는 얼음은 꽉 차있고, 페리에 180밀리리터짜리에 진짜 레몬즙도 아니고 그냥 레몬 액상을 넣어주더라고요(편하게 일하시네).
이럴 땐 프랜차이즈 카페 갈 걸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장님이 음료값을 비싸게 받으시는 건 아닌지 싶던데...
처음 밀크티를 마셨던 날을 기억하세요? 저는 스무 살 때, 일본 로열 밀크티를 엄청 맛있게 먹은 게 첫 기억이에요. 그 이후론 학교에서 데자와가 가장 저렴하지만 맛도 좋아서 거의 커피처럼, 중독된 사람처럼 사서 마셨네요.
보틀에 담긴 밀크티, 많이 사 먹더라고요. 홍차와 우유는 정말 커피와 우유처럼 궁합이 잘 맞는 조합인 것 같아요.
우유가 몸에서 받질 않는데, 가끔 스트레스받으면 갑자기 우유팥빙수 먹고 싶고, 안 마시던 밀크 들어간 음료 메뉴가 그렇게 당길 수가 없어요. 오늘은 한 모금 뺏어먹고 레모네이드로 속을 달랬답니다.
일반적으로 요크셔 골드 많이 쓴다고 전에 어떤 분이 알려주셨거든요. 오늘 요크셔 골드 밀크티를 맛봤는데, 저는 로네펠트의 윈터드림으로 맛을 내고 시럽으로 달달함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밀크티가 좋더라고요.
밀크티는 첫 모금이 향긋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달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우유가 들어 있지 않은 시장 팥빙수라도 사 먹어야 하나 싶은 밤이네요.
음식도, 커피도 개인의 취향을 많이 타는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난 맛없는데, 누군가에겐 진짜 맛있는 메뉴가 되기도 하니까요.
요식업을 하려면 미각이 예민해야 함을 느껴요.
다음 주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어떤 내용을 보여줄까요? 이태원 신흥시장 원 테이블 젊은 녀자 사장님들 이야긴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해지네요.
백종원 씨가 자영업자를 위한 기본기를 갈고닦을 수 있는 아카데미, 교육을 하면 좋겠어요. 그러면 온 마음과 정성을 담아 신청할 텐데 말이죠. 백종원 씨 말고도 장진우거리를 만든 장진우 씨가 한화 F&B와 손잡고 그런 아카데미를 하긴 하더라고요. 배달의 민족 어플을 이용한 배민아카데미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고요.
눈을 감고 싶지 않은데 눈이 감기는 밤이네요.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