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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Jun 13. 2018

혜자스럽기만 하면,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가게가 될까?

퇴사하고 읽는 책 - 마케터의 일

독립문역 영천시장에는 수많은 가게가 한집 건너 또 한집 이렇게 늘어서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가게가 있습니다. 같은 품목을 팔아도 뭔가 남다릅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친절한 것 같기도 하고 가격이 혜자스러워서 인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퇴사하고 지인의 카게를 도와주면서, 회사 다닐 땐 생각하지 않았던 마케팅, 브랜딩을 고민하게 됩니다. 책을 잘 안사고 빌려 읽는 타입임에도 필요에 의해 꼭 읽고 싶었던 <마케터의 일>은 아직 신간인 책입니다. 네, 그래서 도서관엔 없고 서점에만 있더라고요.

책을 읽다보니 요즘 꽂힌 키워드라 그런지 브랜드가 마케팅 같고, 마케팅이 콘텐츠라는 하나의 연결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케터가 하는 일이 제가 그동안 했던 일과 그리 무관하지 않다는 걸 발견해서 내심 기뻤습니다.

사는 사람 입장에만 있다가 파는 사람 입장에 서보니 마케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더라고요.


# 입장 바꿔 생각하면 : 장사, 창업에 도움이 될 인사이트



파는 사람 입장이 아닌 사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누누히 언급했던 부분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팔아야 하는 사람은 수입과 직결되니까 온통 그것에만 함몰되는데, 정작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그들의 입장에 서보는 걸 (잠시) 잊게 되는 마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 할 때도 아 죽기만큼 듣기 싫었던 독자 입장은 늘 하는 실무 입장에선 뜬 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멍)짜증이 났었거든요.

하지만 마케터도 브랜드매니저도 창업한 사장님도 소비자 앞에선 벗어나려고 할수록 점점 더 본질과 멀어질 것 같더군요.

작은 가게를 운영할수록 고객 한 명이 엄청 이루말할 수 없이 소중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돈만 받고 제품을 파는 일에만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그들이 왜 이 브랜드를 이용하고 구매하는지 이야기를 건네고 알아가면 좋겠다 싶겠더군요.

(아 물론 파느라 말한마디 사근거리듯 붙이기 어렵다는 거 압니다 ㅠㅠ 스타벅스는 고객과 친해지지 말라는 그런 룰이 있다는 소문도 있던데 말이죠)

또 하나 실행은 바로 하면서 고치기! 가장 잘 안되는 영역인데 말입니다. 작은 가게일수록 할 일이 태산을 넘어 험곡까지 갑니다. 해도 끝도 없도 티도 안나는 살림 같습니다.

지금 운영을 도와주는 카페 역시 그렇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막 잘되면 더 신경쓰겠지만 간간히 명맥을 유지하는 하루살이라면 에너지가 없거든요. 그럴수록 더 힘내야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보면서 들었습니다.

프랜차이즈 가게를 열면 그런 에너지를 본사에서 대신해주니까 박리다매 또는 혜자스럽게 많이 팔면 될 문제죠. 물론 장단점이 있더라고요. 같이 읽었던 <월급전쟁>에서 퇴직하고 프랜차이즈 하는 일이 어떤 문제인지 적나라게 아니 어쩌면 상식 수준 선의 이야기를 건네거든요(그 리뷰는 조만간)

<마케터의 일>을 읽는다고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는 어떤 비법을 바로 얻진 못합니다. 그건 읽는 이의 몫이니까요.


놓칠 내용이 있을까 두번 정독했더니 찍은 밑줄이 꽤 많네요. 회사에사 맡은 바 업무만 반복해서 했을 때와는 달리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배우는 내용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밑줄 그은 문장

1. 하나를 해도 소득이 있는 투자를 해야 합니다


2. 이해할 수 없는 상대는 설득할 수 없습니다. 우선 상대를 이해하려 합시다.


3. 회사의 본질은 일이고, 결국 일이 재미있어야 합니다. 신나게 하는 일이 더 잘됩니다. 재미를 줄 수도 빼앗을 수도 있는 사람은 조직장입니다.


4. 조직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구성원들이 잘하는 일을 알고, 그에 어울리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일하고 싶게 하고, 잘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실현시키고 싶은 일이 있으면 되는 방법을 찾고, 방법이 보이지 않으면 새로 만들어서라도 되게 합니다. 재미있는 게 '이거 해보고 싶다. 되도록 해보자' 하고 덤비면 되는 방법이 정말 나오기도 한다는 거죠. 되는 방법부터 찾고, 안 될 이유들은 고치고 개선하면 됩니다.


6. 누군가는 설득할 때에는 내 생각이 확고하지 않은 편이 더 좋습니다


7. 우리 브랜드를 객관적으로 보는 연습을 반복하면 소비자의 인격에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게 됩니다.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소비자를 상대로 할 때 마케팅도 잘할 수 있습니다


8. 팔아야 할 상품의 핵심역량을 파악하고, 가장 열광할 한 사람을 생각해봅니다.


9. 반찬을 누가 사지? 그 사람들 어디 있어? 왜 사지? 더 사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안사는 사람들은 왜 안 사지? 그 문제를 해결해주면 살까?


10. 마케팅의 본질은 소비자에 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자사 제품 서비스를 바라보고, 소비자가 모르는 그들의 불편까지 느끼고 소비자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알고 들려주는 것,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꾼는 것이 마케팅의 본질입니다.


11. 누구에게 팔면 좋을지, 그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여러 사람이 협력해서 기대했던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 이게 마케팅의 기본이고 본질이고 실체라고 말이죠.


책에 관한 짧은 총평


소비자가 아닌 판매자의 입장에 서면서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잠시 지갑을 여는 사람은 소비자라는 사실을 잠시 잊었는데요.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도록 만드는 데 도움과 인사이트를 주는 책이니, 그런 분들이 두루 읽으면 좋겠네요. 이 책도 마케팅의 본질을 시작하는데 인트로 같은 역할을 해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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