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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먹는일기

오늘 하루는 선물이지

세상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으니, 되도록 양면성을 보도록 노력하기

by 김애니

미로 시작한 드로잉 10주 과정이 거의 끝나간다. 벌써 9번째 연남동 아방의 드로잉에 참여하고 있다.


시작하지 않을 때는 간절히 원하다가 막상 시작하니 머릿속에 생각한 속도대로 되지 않는지 흥미를 점점 잃어가는 중이다.


자연스럽게 그림 그리러 가기 싫고 빠지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한다. 인간의 간사함이란...


오늘도 역시나 내면에서 싸움이 일어났다. 가기로 한 마음이 이겼다.


지각도 하고 평소 쓰던 펜도 가져오지 않았다. 가지고 있던 삼색 볼펜으로 무작정 스케치를 하고 색연필로 칠했다.


아방쌤은 전보다 훨씬 좋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오늘 안 갔으면 새로운 시도도 해보지 못했을 듯싶다.


51주 동안 취미로 드로잉 하러 그곳을 방문하는 이들도 있고, 나처럼 가기 싫은 사람만 있진 않다. 존경.


낙서 같은 그림을 그리면서 꿈꾸는 것은 노냥이를 가지고 내가 어떤 것을 먹었는지 기록하기 위함이 시작이었다.


나에게 태교는 태아에게 말을 거는 행위도 있지만 무엇을 먹었는지 남겨보고 싶었다. 워낙 먹는 것도 좋아해서 기록으로 하루를 기억하고 싶었다.


오늘을 뒤돌아보면 여러 경로로 내 생각에 대한 반성이 되었다.


하늘에서 예비한 선물, 어제 둘라 모임에 갔을 때도 비슷한 메시지가 있었다.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을 가장 행복하게 즐겁게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그 메시지를 동일하게 들었다.


부모님이 선물을 줬는데 그것이 선물인지 무엇인지 모르고 불평불만하는 자녀를 보면 얼마나 답답할까.


D-43, 복잡한 생각에 빠져서 정작 중요한 점을 보지 못하고 지냈단 생각이 들었다.


아침은 대학로 건강한 빵의 곰보빵을 먹었다. 소보루 쿠키를 빵 중간에도 넣어서 식감을 제대로 살렸다.


점심은 구로디지털단지역 반포식스에서 분보싸오를 먹었다. 매운 소스와 해선장 소스를 뿌려 매콤달콤하게 즐겼다.


그리고 루이스 몰래 카페라떼를 마셨다. 결국 먹고 비염 증세가 올라왔다. 빨리 물과 다른 음식들로 채워 넘겼다.


연남동 화실을 갈 때마다 늘 문이 닫혀 있었던 카페 아지베. 오늘은 열었길래 걸어서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카페에서 일했던 짬으로 어떻게 하나 유심히 살펴봤다. 수동 그라인더라 힘겨워 보였다. 투샷과 지방이 적은 우유.


내가 생각한 라떼의 기준이 높았나. 무덤덤한 맛이었다. 우유 메뉴는 평소에 거의 먹질 않아서 한 번 먹고 싶을 때 꽤 높은 기준을 제시하게 된다.


나의 최애 라떼 맛은 카페 리브레 블렌딩과 폴바셋의 진한 라떼 맛을 좋아하는 편이다.


상큼한 아메리카노로 오늘의 혀를 헹구고 싶다. 비염 증세를 예상하면서까지 사 먹었는데 아쉬운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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