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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Oct 04. 2018

읽고나면 써보고 싶다, 책

퇴사하고 읽는 책 - 출판하는 마음

출판하는 마음을 읽고 나면 잘 만든 책 한권을 기획하고 싶어진다. 인터뷰이로 등장하는 10명의 목소리는 글쓰기 좋아하고 책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간간히 해보는 독자에게 열정 뽐뿌를 불어넣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한 권의 책을 만든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편집자 뿐 아니라 제작자, 북디자이너, 마케터, 1인 출판사 대표 등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가 ‘책’을 이야기하기 위해 잘 정리됐기 때문이리라.


책 한 번 써보고 싶다가도 책은 독자로 소비할 때 더 즐거운 일이란 생각도 스치기도 한다.


출판자의 마음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인터뷰를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정보가 많아서 유익했다


특히 첫번째 인터뷰이인 김소연 작가이자 시인이 문학편집자의 마음이라는 챕터로 실려 있다.


어떤 출판사는 편집자가 편집만 잘하는데, 요즘 시대에는 편집자가 자기 글도 쓸 줄 알고 남의 글도 볼 줄 안다는 게 얼마나 큰 능력인가 싶다.


편집자 김소연이 발견한 오은, 박준이라는 작가들은 전생에 어떤 복이 있었더 걸까.


자기 글도 쓸 줄 알고

남의 글도 볼 줄 안다는 건 값진 능력이다.


이어서 저자의 마음을 대변한 너구리 김경희 인터뷰는 인터뷰이가 쓴 책을 찾아 읽고 싶을 정도로 흥미롭게 읽혔다. 인스타그램에서 부천에 위치한 독립책방 오키로미터북스를 팔로워하는 팬으로서 반가웠다.


김경희 작가가 책을 내고 일을 하면서 글을 쓰기까지 저자라는 이들이 가질 법한 마음의 결이 오롯이 느껴졌다.


예를 들면 “다른 생계 대책을 마련하세요”라며 저자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한마디를 건넨다. 글쓰기로 밥벌이할 수 있는 이들은 정말 극소수다.


나 역시 글을 쓰고 싶지, 이것으로 밥벌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진 않아서 다행이라고 여겼다.


문학편집자와 저자의 마음을 읽을 때는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무척 아쉬웠다. 뒤로 갈수록 그 마음은 배가 됐다.


밑줄 그은 문장

홍한별에게 육아, 애를 낳아서 키우는 일은 조금씩 조금씩 아이를 놓아주는 과정이었다. 아이들은 엄마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며, 아이가 어떻게 자라든지 엄마로서 자신은 아이를 받아주는 완충 장치가 돼야 한다는 것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 애를 낳으니 이런 문장들도 훅 들어온다. 육아는 희생만 갈아넣는 행위가 아니라 놓아주는 과정이라니, 문학적이야

뭘 해도 먹고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게 안 되면 딴 거 하지 뭐 생각한다.


그는 지금, 여기 주어진 일에만 몰두할 수 있다.

-> 이게 안 되면 딴 거 하지 뭐...라고 나는 생각 못하니까 타인의 이야기로 대리만족


아이 낳으면 경력 단절 여성이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 21세기를 살지만 여전히 여성의 인생은 결혼, 출산, 육아로 단순해져 버린다. 남 이야기 같지 않고 내 이야기 같아서


나 홀로 출판하려는 이들에게 베테랑 제작자로서 전하는 팁

- 자료를 찾아 공부해야 한다. 판형 지식이 기본이다. 인터넷에 나오는 판형별 사이즈를 보고 종이의 양을 계산할 줄 알아야 한다.

- 인쇄소에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제작 대행을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인쇄소 외에 인터넷의 ‘출판제작대행’ 관련 사이트 밑 카페를 통해 도움을 청할 수 있다.

- 인쇄소와 거래할 때는 몇 군데 견적을 받아보고 적정 가격을 확인해야 한다. 한 사람이 하는 얘기만 듣고 그것만 정답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 인쇄소에 제작 대행을 맡겼더라도 반드시 가서 인쇄 감리를 보고 담당자와 묻고 이야기하면서 배우는 게 가장 빠르고 정확합니다.

-> 책이 쓰고 싶다는 욕구가 있는 것일까. 이런 제작 팁은 왜 눈에 들어온 것일까. 해보면 될 일을 머리로만 해보고 있는 건 아닌지 스스로에게 묻다.

경력팀이 없으니까 대신 기획안을 열 장 써서 넣었는데 다행히 면접을 보러 와라, 그래서 됐죠.

-> 출판하는 마음에는 멋지게 자신의 일을 잡은 이들이 등장한다. 일을 구하는 사람 입장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부럽기만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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