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속도대로 가볼게요
서울에서 평소 보냈던 주말처럼 여름휴가라 3일 동안 일하지 않고 쉬었다. 쉬고 다시 카페를 나가려니 다른 지역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을 정도로 더 놀고 싶은 마음이다. 일과 돌봄의 양립이 가능한 삶은 언제쯤 내 인생에 찾아올까. 아기가 다 자라 독립할 시기가 19년 남았다. 기한이 정해져서 머리로 생각은 하지만 내게 자유는 먼 미래처럼 느껴진다.
나는 회사인간으로 돌아가는 일을 더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남편이 매장 한 개를 늘릴 계획이라, 피 같은 돈이 나올 지금 매장을 운영할 인력이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은 내가 필요한 곳에서부터 시작하면 되더라. 돌이켜보면 꿈꾸고 계획했던 대로 삶이 흐르지 않고 있다. 인생이 주는 의외성이 컨디션이 좋을 땐 반갑다.
그는 네 삶에 우선순위로 육아를 꼽았다.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의 이야기를 꺼내며 플랜비는 없다고 설명했다. 나는 플랜비를 마련해두며 살았던 인생이라 한 개에만 올인해서 사는 삶이 쉽지 않다. 글쓰는 바리스타가 있길래 나 역시 그런 방향으로 인생을 흔들어보려던 참이었다.
삼십대 초반, 비전과 사명 관련 코칭하는 소명학교(가칭)을 몇 십만원을 내고 들었다. 기대감이 컸지만 교육타켓층이 나와 잘 맞지 않아서 듣고 후회했다. 무언가 해보고 좋으면 거기에 빠져서 오버를 잘하는 성격인데, 코칭을 듣곤 나는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내가 들었던 소명학교가 지금도 이어지는 걸 보면서 나는 의아했다.
내 인생의 성공적인 그림을 그려주겠다며 타인의 삶을 코칭터칭하는 세미나에 돈 많이 썼다. 아직까지도 나는 찾지 못하고 방황 중이다. 옛날 버릇 남 못준다고, 스마트폰을 항해하던 중 인생의 비전을 찾게 해주는 펀딩이 눈에 들어왔다. 얼리버드 할 인해서 8주 동안 들으니 40만원의 수강료가 들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해나가야 하는지, 그럴싸한 문장과 설득력 있는 카피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할까 말까 할 땐 해라는 마인드로 살았는데, 최근에 바뀌었다. 망설일 땐 멈춰라.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 이상 교육은 배우는 순간에는 행복하지만 그 기간이 끝나면 옛날로 다시 돌아가고 만다.
내 인생 가지고 무엇을 배운다면서, 교육으로 장난치고 싶지 않았다. 이번에 관심을 가진 프로그램 교육시간이 주말인데 아기와 함께 자신이 없었다. 집에서 가까운 곳도 아니었다. 20대와 30대 초반 직장 다니는 청년을 위한 코스이지, 나 같이 애매한 위치의 인간이 가기엔 망설여졌다. 안 맞으면 어떡하나 쓸데없는 걱정이 앞섰다. 젊었을 때 그곳을 알았다면 한 번은 가보지 않았을까. 8주 동안 인생코칭을 듣고 내 삶의 방향이 찾아진다면 아마 벌써 했을 텐데...누군가에겐 찰떡처럼 잘 맞겠지만 나에게도 맞을진 모르는 일이다.
인생의 속도가 더디고 답답하게 가더라도 천천히 내 삶의 속도대로 가야 탈이 안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