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보의 운전 : 이대로 괜찮을까 ㅠㅠ
안녕, 저번 주말은 따뜻하고 날이 참 좋았던 것 같아. 같이 사는 루이스가 허리가 아파서 함께 있지만 힘쓰는 일의 대부분을 하며 보냈어.
그와 함께 있으면 운전연습을 갈고닦을 기회가 된다고 생각했어. 알지? 현실은 아수라장이잖아. 우리는 호기롭게 아기를 데리고 아파트 상가에 갔어. 주차장 입구를 잘못 찾아서 빙 돌았지. 나는 그때부터 멘탈이 나갔어.
나란 인간은 변화에 취약하고 두려움에 잘 노출되는 유리멘탈이잖아. 낯선 도로 위 환경과 루이스도 잘 모르는 길은 내 안의 공포심을 극대화시켜줬어.
두둥!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왔어. 들어가자마자 자리가 있었는데, 뒤에 차가 바싹 따라 들어왔어. 바로 주차할 자신도 없고, 앞으로 가도 자리가 더 있더라고. 넓은 자리를 양보하고 좁디좁은 곳에 주차하려고 드라이브로 오른쪽 방향으로 틀었어. 아뿔싸! 이어서 또 차가 쌍라이트를 켜곤 내 차 뒤를 보고 있어. 어떡하지?
루이스가 아기랑 함께 있었지만 나는 뒷차와 부족한 주차 실력 탓에 백미러로 어떻게 저기에 주차를 해야 할지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어.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데, 믿는 구석 루이스가 있으니까 비스듬하게 차를 세우고 내려버렸어.
맛있는 저녁시간을 보내려고 나갔는데 나는 먹다 체했어. 루이스는 그날 밤에 일장연설을 했어. 한마디로 나 그러다 큰일 난다는 요지였어. 덧붙여 나의 유리멘탈 이야기를 했어.
나는 왜 그럴까.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싶을 만큼 이상해. 어쩌면 나는 루이스에게 왜 그랬어란 말보다 괜찮아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길 듣고 싶다고 했어.
다시 운전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잖아. 알아, 미숙한 운전이 불러일으킬 파국을 안다면 안일한 말을 늘여놓지 말고 운전할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것 말이야. 어쩌면 장롱면허로 택시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만인에게 올바른 처사일지도 모르겠다.
주차할 때마다 마음이 쫄려. 백미러로 보면서도 주차된 다른 차를 박을까 걱정돼. 나는 가족가게에서 일하는 입장이라 수리할 돈도 없는 현실이 아른거려. 죽으면 어떻게 하나 싶은 생각도 들어. 어째 총체적 난국 같다.
무언가 두려워서 뒷걸음치고 싶을 때, 익숙해지기까진 시간과 충분한 경험이 필요하잖아. 살면서 늘 쫓기기만 했지 실수를 용납받으며 살아오진 못한 것 같아.
이번 주는 마트든 백화점이든 실내주차장에서 될 때까지 연습해서 승전보를 올리는 편지를 너에게 보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