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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Dec 30. 2019

오늘은 왼쪽 범퍼를 박았

쫄보의 운전, 장롱면허탈출 -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해

안녕! 2019년 12월이 삼일 남았어. 올해가 가네.


평일에는 단거리운전 아기등원용으로 매일 운전 중이야. 주행은 하는데 주차가 어렵네. 특히 우리집 빌라주차장 말이야. 주차가 어려워서 쉬워 보이는 아파트주차 가능한 곳으로 이사가고 싶어.


이사가는 게 당장 어려우니까 운전연수하는 유명한 유튜버가 무료연수해주는 카페에 신청해서 코칭을 받아야 하나 싶어.


아기를 등원하고 돌아오는 길은 언젠가부터 자신 있었거든. 운전 선생님인 남편이랑 같이 타고 가다가 내가 운전을 했어(요상해!)하던대로 주차를 잘했는데 그가 문제점을 요목조목 말해주는 거야.


 이렇게 핸들을 빨리  꺾어 
왼쪽이 닳을 뻔했잖아
  보여? 3cm 남았어

변명하자면 혼자 운전하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아슬아슬한 운전스킬이 늘었나 봐. 조금 이상하긴 했어. 그가 가르쳐준 대로 빌라 주차장에 들어오는데, 자꾸 전봇대를 박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있었어.


아직 핸들링이 익숙하지 않아. 내가 몇 바퀴를 감고 있는지 돌리는데 집중해서 까먹어. 전에 운전연수받을 때 연수차량이 후진건지 핸들을 다 감아야 했거든. 다 안 감으면 차가 잘 꺾이지 않았던 것 같아.


연수받은 차랑 다른 차종임에도 왜 나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을까. 과거에 얽매이지 말자 하면서 자꾸 복기해. 분명 그때가 싫었는데 아닌 것처럼 추억해. 나이들수록 나 자신한테 점점 추해지는 기분이야. 너무 과했지? 아침에 주차하면서 왼쪽 범퍼를 박아서 기분이 좋질 않아.


빌라주차장 들어오는 자신감이 순식간에 하락했어. 조심히 정신차리고 운전을 해야겠어. 운전이 내 옷처럼 익숙해지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해 보여. 등원할 때, 5~10분 거리니까 오늘은 멘탈도 털렸겠다 그냥 걸어가고 싶었어. 초보운전자에겐 모든 상황이 처음이라 낯설고 두려움 투성이잖아. 왼쪽 범퍼를 박았다고 그대로 주저앉기엔 앞으로 갈 길이 멀어보였어. 용기를 냈어. 


다행히 돌아오는 길에 주차할 때는 조심히 운전해서 범퍼를 지켰어. 문득 든 생각인데 말이야. '조심'하는 게 안전운전엔 어쩌면 최고봉이지 않을까 싶어. 잘 되지 않아도 이 고비를 아름답게 안전운전하면서 극복하면 좋겠어. 남이 운전해주는 차를 탈 땐 쉬워보였는데, 막상 내가 하니까 온통 지뢰밭이야. 운전 하나 시작하면서 유난을 떠는 주책맞음을 이해해줘. 


등하원이라도 안전하게 차를 박지 않고 하는 걸로 목표를 재조정했어. 장거리운전을 하는 건 보류하려고. 다음엔 오늘보다 더 나아진 주행이야기로 만나~


안전운전

완성주차 하는 그날까지

힘힘힘!!!

새해 운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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