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경력단절 기혼여성의 재취업분투기 ep.3
배민커넥트 주말 오전 11시 교육을 들었다.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렸다. 11시 50분까진 직원이 하는 말에 주의를 기울이고 계약서를 쓰고 키트를 받고 사진을 찍으면 끝이다.
배민라이더스 어플이 문자로 오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입하고 운행 시작을 누르면 된다.
내가 교육받는 곳에는 11명의 청년들이 참석했고 나를 포함해 2명만 여성이고 나머진 남성이었다.
배달서비스를 하면서 고객에게 하면 안 되는 개인정보보호와 성희롱예방교육이 있다. 예방교육의 관점이 배달하는 남성 위주라 고개를 절레절레하며 설마 그런 일이 있을까 싶었다. 고객에게 마음에 드니까 나중에 밥을 먹자는 둥, 대충이라도 옷을 걸치라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실제 일어난다는 건가.
배달만 하는 입장에서 배달 제공자로 바뀌었을 뿐인데 관점이 순식간에 이동이 됐다. 제공하는 키트를 받아 집에 도착해 어플을 깔았다. 신규 라이더는 2주 정도 먼저 배달 가능하도록 기회를 준다.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가게 연결이 됐다.
장사는 손님이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 영역에 찾아와 준다면, 배달은 손님에게 찾아가는 서비스지만 응대를 하고 맛있게 드세요 같은 이야길 하는 건 비슷했다.
나는 도보로 배달을 하겠다고 신청해서 튼튼한 두 다리로 갔다. 다행히 아는 위치의 가게라서 헤매지 않고 심지어 일찍 도착했다. 배달시킨 손님도 가까운 거리라 초보배민커넥트에겐 좋은 기회였다. 배달을 마치자 연속해서 대기콜이 떴다.
하지만 뜨자마자 거리를 확인하는 찰나 다른 라이더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이건 뭐 1초도 아니고 더 짧은 순간에 내 대기창은 무응답이 되었다.
왜 사람들이 도보보다 자전거와 킥보드, 오토바이, 자동차를 이용하는지 하루 만에 알았다. 나는 집에서 가까운 거리였지만 2,600원을 벌려고 30분을 썼다. 조리시간이 짧은 가게는 갈 엄두도 내기 어려웠다. 도보는 1킬로미터 정도 안에 콜만 받는데, 걸어서 15-20분을 가야 하는 가게는 시도하기 어려웠다
경제관념이 투철한 회사동료 말을 듣고 시도해본 배민커넥트. 나는 도보라서 하루에 6건 정도 해야 주마다 빠져나가는 보험료와 배달하는 재미가 있겠단 결론이 나왔다. 6건을 도보로 하려면 하루에 2시간 정도 매일 투자해야 한다. 6건 하면 만 8천 원 정도 벌어서 보험료 떼고 매주 7일 배달했을 때 약 10만 원 수입이 생기는 건가. 돈 벌긴 어렵고 쓰는 건 정말 쉽다.
무엇을 하든지 3달은 해봐야 나에게 맞는 일인지 아닌지 판단이 되지 않을까. 시작은 했고 주마다 보험료도 내야 하니 부지런히 튼튼한 허벅지로 개미처럼 해볼 무모한 계획을 세워본다.
안녕하세요, 제가 했던 지점(?) 배민커넥트는 도보로 하기엔 무리가 있는 지역이었어요. 일하랴 용돈벌랴 어려울 것 같아서 현재는 쉬겠다고 이야기해둔 상태입니다. 배민커넥트 경험하는 분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