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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Sep 25. 2020

D-17 짐이 많아서

쫄보의 운전, 장롱면허탈출

안녕, 오늘도 차를 운전하기 전에 명상하듯이 호흡부터 가다듬었어. 왜 이렇게 세근 반, 두근 반 하는 걸까. 정말 고질병이야, 두근거림!


오늘은 어린이집에서 기저귀를 챙겨 오라고 하지 않겠어! 기저귀 때문에 운전했어. 전에 같았으면 기저귀 때문에 유모차 타고 갔을 거야. 사람이 이렇게 하루가 다르다! 참말로.


운전을 하기 전에 해야  이유를 찾기 시작했어. 그러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 잠깐 빨간 불에서 차를 정차하고 있으면 긴장된 근육과 잔뜩 오그라든 몸의 곳곳을 심호흡으로 녹여줘. 잠깐 깊은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풀어지더라.


사람이 지나갈 땐 0의 속도로 달려. 내가 도보로 다녔을 때 쌩쌩 지나가는 차, 무서웠거든. 골목에서 30킬로 이상으로 달리는 차는 정말 양심이 없다고 생각해. 운전 좀 잘한다 이거지!!!


우리집 들어오는 좁은 주차장 입구, 오늘은 차를 꺾곤 벽에 범퍼가 박을 것 같아서 한번 내려서 확인했어. 다행히 닿지 않았어. 전면주차는 최대한 뒤로 가서 꺾어야 하는데 왼쪽을 너무 넓혔더니, 다시 좁히는데 애먹었어. 어젠 거의 한방에 했는데 오늘은 두세방 수정했어.


후진을 넣고 핸들을 왼쪽으로 돌리면 그쪽이 좁아져. 핸들은 정말 조금만 움직여도 자동차 움직임에도 변화가 있어. 남편이 자동차는 내가 조작하는 대로만 간다고 했는데, 딱 그렇더라고.


운전하면서 정신 차리는 부분은 왼쪽, 오른쪽 꺾을 때 뒷부분이 닿느냐 닿지 않느냐를 이전보다 세밀하게 살피고 있어. 운전학원에서 핸들은 늘 다 감았는데, 현실에서 내 차는 다 감으면 너무 과하게 움직여서, 조금씩 움직이면서 얘가 어디로 가는지 손과 발을 맞추는 중이야..


어린이집 등원시키면서 아파트 올라가는 길에 한 차가 임시주차 중이었거든. 뒤에서 차가 내려오고, 나는 올라가고 성질 급했으면 큰 일 날 뻔했어. 운전하면서 그런 상황은 일상인 것 같아.


오늘도 안전운전, 운전독립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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