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라는 희망사항

30대 후반 기혼여성의 재취업 분투기 ep 11.

by 김애니

지난주와 데자뷔처럼 오후 4시 이후에 들어올 일이 오후 7시부터 시작됐다. 눈은 침침하고 집중력은 떨어진 상태다. 반복되는 일의 패턴은 어디에서부터 고치면 제자리로 찾아가는 걸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늘 많지만 대충 하는 일의 과정은 정말 별로다. 점점 일과 회사를 향한 마음이 차가워지기 시작한다.


소속된 회사를 퇴사하고 어쩌면 오랜 희망사항이었던 창업을 해야 할 시기가 점점 코앞에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회사에 소속된 나는 안정적인 걸 좋아하고, 책임감이 높은 직원이었다. 내 행복이 가장 중요해서 다니는 회사임과 동시에 일이 주는 정체성, 경제적독립이 내겐 어떤 의미를 만들어주었다. 언제까지 회사라는 곳을 다닐 수 있을까.


네 살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는 어린이집의 도움을 받아 다닐 수 있겠지만, 그 이후로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아이 초등학교 입학 후에는 또 다른 신세계가 펼쳐진다고 하는데, 그때를 대비해 어쩌면 나는 창업이라는 새로운 키를 갈아 끼워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사무실의 이사로 안정적인 일상에 파장이 생겼다. 매일 왕복 2시간을 길바닥에 쏟으며 많은 생각이 들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 다니는 회사는 딱 1달만 사무실 왕복 1시간을 길바닥에 쏟으며 이후로 코로나가 심각해져 재택근무로 일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출퇴근 요청이 들어온다면 조율할 여지는 남아있는 상태지만 그동안 일하면서 생각이 많았다.



" 삶에서 내가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뭘까?"

내가 회사에 소속됐을 때 얻는 것은 의료보험 혜택과 일하는 자아로 살아가는 삶, 매월 고정적인 수입과 안정감이 있겠다. 일하니까 이해받을 수 있는 시가족모임도 추가한다.


내가 회사에 소속되지 않았을 때 잃는 것은 안정적인 생활을 내려놓아야 한다. 육아에 집중하는 삶으로 장기적인 레이스에 임해야 한다.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남은 물리적인 시간은 약 3년 정도. 하루라도 더 나이 들기 전에 이제라도 다른 삶을 살아봐야 하는 걸까.


결정이 필요하다. 결정을 넘어선 결단이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결정을 하고 나면 마음이 홀가분해지면서 설레기 시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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