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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Jan 12. 2022

커리어는 등산과 똑같아요

살레헤 벰버리(ft. 롱블랙)


가끔 디자인 유망주들이 연락해서는 ‘어떻게 한 거냐’고 물어요. 답은 없습니다. 저는 여기까지 오는 데 10년이 걸렸어요.

커리어는 등산과 똑같습니다. 지금 내가 서있는 위치는 내가 싫어했던 직업과 사랑했던 직업, 성공과 실패의 결과물입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세계적 스니커즈 디자이너 살레헤 벰버리의 화려한 경력은 분명한 목적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살레헤 벰버리 이야기에서 커리어가 등산이라는 말에 괜한 위로를 받는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거지, 오르기만 하는  없다는 말처럼 들렸다. 커리어뿐 아니라 인생도  그렇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성공 뒤 그가 헤쳐온 길은 마냥 평탄하지 않았다는 자기 고백의 지점이 있지 않을까.

언제나 성공은 달콤해서 그 이면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 성공한 사람들은 그 이면의 힘을 알고 있다.

나는 어디쯤 서 있는 걸까. 서 있긴 한 걸까. 누워만 있었던 건 아닐까. 나도 등산처럼 커리어를 쌓을 수 있을까 하는 수많은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잘 살아오고 싶었는데 그게 이렇게 만만치 않은 일이라는 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요즘엔 없는 열정과 에너지이지만 매일 배달되는 롱블랙 읽으면서 충전한다. 다른 텍스트는 잘 안 들어오는데, 롱블랙 글은 잘 읽힌다. 어떻게 만들면 이런 텍스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걸까. 궁금하지만 상상하기로만 하자.

롱블랙 글은 내가 잘 모르는 브랜드 등 새로운 아이템에 인사이트를 매번 던져준다. 생각하기 싫어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생각하게 한다. 내 일의 대한 고민이 진지한 사람일수록 롱블랙 글을 읽으면 곱씹게 된다.

내게도 이런 게 있나, 나 괜찮은가 이러면서 돌아보게 된달까.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일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약간 청소년 시절 보면서 동경했던 <성공시대> 프로그램을 보는 느낌도 있다. 이곳에 소개된 것들은 다들 어떤 극한까지 찍고 도전해서 넘은 사람들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계속 읽다 보면 주눅(?) 들 때도 있는데 그건 내 마음 상태가 별로일 때다. 그럴 땐 잠깐 끄고 24시간 안에 다시 열어보면 다른 게 보인다. 시간 제약 때문에 오전 12시에도 보고, 알림 받는 오전 8시에도 보고, 놓친 게 있나 싶어서 잠들기 전에도 읽는다.


읽을수록 똑똑해지는 기분. 그 기분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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