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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Mar 29. 2022

[5문장쓰기] 자연은 서두르지 않지

22.3.14~3.27 #일상 #육아 #5문장

[서두르지 않기를]

자연은 서두르지 않습니다.

자연은 조금 잘난 것을 가지고 잘난 척하지 않습니다.

자연은 서로 협동하며 평화를 지켜갑니다.

자연은 파괴자를 곁에 두지 않습니다.

* 미실란 이동현 대표


페이스북 이동현 대표의 게시물이 눈에 들어왔다. 자연은 생각보다 많은 걸 가르쳐주는데 동의하기 때문이다. 주차 문제로 이웃 주민 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지 중간에 낀 이웃인 나는 불편할 뿐이다. 자연은 서로 협동하고 평화를 지켜간다는데, 나를 포함해 자신의 안위 밖에 모르는 오류를 쉽게 범하는 듯하다.


[책 쓰고 싶은 마음]

책 쓰고 싶은 지인의 출간기획서를 톺아봤다. 출간 경험이 있는 사람의 조언과 텍스트 작업만 주로 했던 나의 조언에는 간극이 있었다. 책 쓰고 싶으면 어떻게 출간기획서를 작성해야 하는지 원데이 클래스를 받는 느낌이었다. 기획서 1장만으로도 책 쓴 경험의 유무와 상관없이 보는 사람 눈은 똑같았다. 그 지점이 정말 신기했다. 제3의 눈을 가지면 뭐든지 성공시킬 수 있을 것만 같달까.


[봄이 오나봄]

동대문신발도매상가에서 아이 장화랑 바깥활동하기 좋은 신발을 샀다. 택배파업 때문인지 배송이 너무 느렸다. 간김에 내 신발은 C동에서 사고 싶었는데 오후 12시부터 폐장 분위기라 둘러만 봤다. 아무래도 다시 가야할 듯하다. 신발만 봐도 봄 분위기가 물씬 났다.


[어떤 허상]

공동육아어린이집 11일째. 부모 참여가 다방면으로 많은데 벌써 개인적인 한계치에 다다른 느낌이다. 1년 정도 하면 더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답이 나오겠다. 생각보다 공동육아를 보내는 게 쉽지 않다. 지금 그만하고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그리 쉬운 답은 아니다. 지속가능해보이지 않아서 그만두는 게 망설여진다.


[관점의 차이]

지난 1년 3개월 재택근무를 했지만 대부분의 일이 매일 오후 8시 30분에 끝났다. 일과 삶의 균형은 내 삶의 중요한 가치인데, 그게 무너지는 게 스트레스였다. 다시 일을 구할 때는 그 부분에 무척 신경썼지만 실상 일은 워라밸과 거리가 먼 명사처럼 내게 다가왔다. 지난 시간 내가 힘든 이유는 일을 많이 주는 회사 탓이라고만 여겼다.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전환이 지인의 댓글로 변화가 일어났다. 어쩌면 지금 내게는 워라밸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한 타이밍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지난 달에 카드할부로 마음이 동해 신청한 온라인강의가 있었다. 3주차인 오늘따라 집중이 안 된다. 내게 적용할 만한 꺼리가 별로 없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붕 뜬다. 이것만 하면 무언가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았는데, 늘 반복해 빠지는 딜레마다. 쉬운 길로 가려다 내가 만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기분이다. 이런.


[여수한우드림 동물체험장]

아이의 지금은 어느 정도 속도인 걸까. 작년에 갔던 곳을 오늘 방문했을 때, 여전히 아이는 큰 동물(양, 말, 소, 돼지)에게 먹이주는 걸 무서워했다. 토끼 우리에서만 계속 머물며 당근을 주고 털을 쓰다듬으며 놀았다. 아이에게 동물먹이주는 체험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어른인 나와 아이의 속도는 매번 달라서 다음을 기약하곤 돌아왔다. 아이의 속도에 맞춰 최대한 천천히 가야겠다.


[천륜]

부모는 자식에게 (최대한) 좋은 걸 주고 싶어한다고 믿는다. 살다보면 현실과 타협하면서 네 부모와 천륜을 끊고 싶다는 생각이 자식 입장인 나를 (왕왕 )괴롭힌다. 천륜이라는 단어 무겁기만 하다. 친정 부모님의 부부 문제는 (의도치않게) 네 십대시절을 갉아먹었다. 성인이 되고 부모에 대해 무소식이 희소식으로 일관해왔다. 아이를 낳고 부부 문제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아니까 (더) 괴롭다. 종교적 간절함으로 마음 한 켠에 끈을 놓지 않았지만, 답답함은 어쩔 도리가 없다.


[부동산전화]

작년에 마음먹고 집을 내놓았다. 부동산 하락기라는데 정권이 바뀌어서일까. 부동산에서 집보고 싶다는 연락이 갑작스럽게 왔다. 나갈  몰랐는데 누군가 보러 온다는 전화가 신기하다. 어디로 이사갈  정해진  아무것도 없는데 이사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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