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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Apr 24. 2022

[5문장쓰기] 감정 언어 앞에 무기력해요

22.4.18~22 #삶 #육아 #고민 #지름신

[감정 언어]

나는 감정 언어 앞에 무기력하다. 처음 하는 일로 문제가 발생했고, 그 일을 담당한 팀장은 자기 입장에서 이해가 안 간다며 날 선 언어가 수화기 너머로 쏟아졌다.


팀장 입장도 이해가 되니 일단 나는 알겠다며 한발 물러났다. 맞서서 감정 언어로 배틀하기엔 난 직급과 경험이 낮았다(다른 경험은 팀장보다 많다).


물론 나 역시 감정 언어를 잘 말하는 편이다. 타인의 감정 언어 앞에 무력해진 내가 보였다. 누가 감정을 쏟아내면 나는 도망가는 사람이었다는 걸 돌아보게 됐다.


[부부상담]

자치구에서 무료상담 현수막을 보곤 덜컥 부부상담을 신청했다. 결혼 6년 차에 접어들었고 서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하에 선택했다.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신청할 용기가 불쑥 났다. 서로 문제를 인지하는 자체만으로 으르렁 거리는 지점이 줄어들면 그걸로 됐지 싶다. 행복한 우리집을 꿈꾸며 오늘도 살아낸다.


[5 아이의 ]

아이가 말을 시작하곤 더 귀 기울이게 되고 의미부여를 많이 하게 된다. 특히 나와 떨어져 대부분을 어린이집에서 보내면서 무엇을 했는지 초미의 관심사다.


나는 궁금한 게 많은데 아이는 잘 이야길하지 않는다. 하원길에 혼자 놀고 있길래 친구들과 왜 같이 안 노느냐고 했더니,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빼앗길까 봐 혼자 놀았다고 말한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면 좋겠다는 내 기준과 마음 편하게 노는 걸 택한 아이의 선택.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 육아는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진다.


[변화]

이전에 했던 일을 잘할 수 없겠단 판단해 다른 일을 선택했다. 용기 있게 시작했지만 현실에서 매일 도망가고 싶다.


어젠 짬이 나서 도서관에 갔다가 아무 책도 빌리지 않고 나왔다. 책을 읽을 동기가 사라졌다. 이렇게 읽는 습관과 멀어지는 걸까.


읽어야 무언가 쓸 수 있는데 요즘 나는 (무언가 진득하게) 읽을(몰입할) 수가 없다. 겨우 5문장쓰기로 연명하고 있다.


[ 지갑이 열려요]

연예인피부를 자랑하는 인플루언서가 자신이 얼마나 수세미 같은 피부였는지 어필한다. 1편으로 시작한 그의 영상을 줄줄이 시청한다.


초록창에 화장품을 검색해 장바구니에 쓸어 담고 있다. 문득 장바구니에 담긴 화장품 가격을 보고 멈칫했다.


나는 그 인플루언서와 같은 피부 타입이 아니다. 그처럼 할 수도 없다.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화장품부터 정리해야지 밑도 끝도 없는 화장품 쇼핑이 웬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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