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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May 23. 2022

[5문장쓰기] 다사다난한 바쁨

22.5.16~22 #부부상담 #일 #첫마실


바쁨 가운데 텃밭도 가꾸는 중 in 청계산

[무슨 ]

부부 관계는 아이에게 직격탄처럼 다가온다. 부모가 세상의 전부인 아이는 부부가 서로에게 자주 화를 낼 때 위축된다. 아이와 지내는 시간이 쌓일수록 별별 꼴을 다 보이고 있다. 아이 앞에서 우리 부부가 싸움을 안하는 게 꽤 어렵다는 걸 알았다. 살벌한 부부 관계 때문에 아이가 겪지 않아도 될 결핍을 준 듯하다.


[덤벙덤벙]

아이 등원길 운전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좁은 골목과 확보되지 않는 주차 때문에 미루다 사정이 생겼다. 남편이 다시 아침장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제와 오늘까지 등원 운전을 두 번 시도했다. 아이를 맡기고 나오는 도로에서 내가 가는 길만 봐서 왼쪽 차가 박을 뻔했고, 오르막에서 맞부딪힌 차가 내 차를 못 봐서 아찔했다. 왜 늘 정신이 없는지 집 지하 주차하다가 백미러가 벽에 긁혔다.


[취향의 유무]

어린이집에 내야 할 사진 때문에 대학로에 갔다. 수많은 공연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극단 여행자의 <베로나의 두 신사>의 현수막에 가슴이 콩닥였다. 오태석, 차이무, 여행자, 골목길 극단을 유독 좋아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현실에 발붙이고 산다고 좋아했던 공연을 볼 여유가 없었다. 옛날에 팀장님이 연차까지 내고 혼자 영화를 왜 보나 했는데,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듯싶었다. 일단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초대]

7살 쌍둥이를 키우는 어린이집 엄마집에 초대를 받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아이와 함께 들어갔다. 오래간만에 이야기다운 대화를 나눴다. 신기한 시간이었다. 공통점이 여러모로 많아 대화의 쿵작이 잘 맞았다. 약간 창업 초기 멤버로 꽤 괜찮은 이를 만난 기분이랄까.


[가사노동]

청소연구소는 홈클리닝 분야에서 잘 나간다. IT대기업에서 일했던 대표가 믿을만한 청소서비스 구현을 위해 시작한 일이다. 한편 한겨레에서 재택근무 때문에 여성의 가사노동은 남성보다 훨씬 늘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공동육아어린이집은 부모가 할 일이 많은데, 쌍둥이엄마가 하는 일의 비중이 꽤 컸다.  가구구독 회사에서 정리 안된 1인 가구를 보며 관련 비즈니스에 관심이 생겼다. 정리 쪽도 청소나 클리닝처럼 여성 비중이 높아서 고민이 된다. 가사노동에 자본주의(?)를 입히면 최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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