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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Jun 16. 2022

[5문장쓰기] 숲속의 자본주의자

22.6.8~16 #정리 #숲속의자본주의자 #책임감

[갑자기 놀러가기]

아이친구집에 오후 9시 넘어서 방문했다. 아이들의 시계는 아직도 낮이었다. 집에 가자고 1시간을 설득해 겨우 데려왔다. 또래 친구라서 아이가 무척 만족스럽게 노는 것처럼 느껴졌다. 서먹해진 어른들의 관계도 아이들 때문에 조금 느슨해졌다. 다행이다.


[모래성]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읽는 중이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인데 이상하게 책을 덮고 나면   느낌이다. 정리나 수납처럼 생활 팁을 주는 콘텐츠도 쫀쫀한 스토리텔링을 하면 좋을 텐데… 지금 읽는 책은 정리초보자를 위한 가벼운 콘텐츠다. 장유정 작가의 소설처럼 진땀 나는 이야기가 읽고 싶다.




[아빠엄마, 엄마아빠]

어젯밤은 부부 개별상담 시간이었다. 친정 이야기를 꺼내면서 인간관계가 어려운 원인을 바라볼 수 있었다. 원가족과 관계는 내게 차갑고 별 소통이 없다는 점을 발견했다. 나는 친정에서 주로 엄마(여성)랑 관계를 맺어왔다. 아빠처럼 다른 성을 가진 이들과 관계 맺을 때마다 분절을 경험하는 지점이 있다. 관계지향적인(영업 기질) 남성을 제외하곤 대부분 내게 남성은 무섭거나 폭력적인 이미지로 각인되곤 했다. 관계의 균형이 무너져왔던 것이다.


[미워하는 마음]

“무언가 미워하는 마음은 그것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말해준다”(숲속의 자본주의자)라는 문장을 곱씹고 있다. 그동안 미워했던 것과 지금 미워하는 중인 여러 가지들이 동시에 떠올랐다. 지금 미운 마음이 드는 건 자녀다.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고 싶지만 멀기만 하다. 정말 가까워서 나는 아이와 (건강한) 거리두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해요 숲속의 자본주의자]

어제부터 <숲속의 자본주의자> 아껴가며 읽고 있다. 박혜윤 작가의 문장과 내용 앞에 자꾸 멈춰 서게 된다. 서문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은 없다는 문장은 나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오류에서 벗어나게 도와준다.  책을 읽으면서 서울을 떠나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린다. 내 눈에 무척 특별해 보이는  부부 작가의 책을 당분간 탐독할 듯하다.



[나에게 맞는 것]

“물건 버리기, 간소화하기, 미니멀리즘 같은 용어는 비우고 없애는 것, 포기하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비우고 없애기 위한 우리의 의식적인 살핌은 사실 더 많은 의미를 채우는 것이다. 나의 현재에 중요한 의미, 맥락을 이해하고 나만의 삶을 가꾸겠다는 목표를 가지면 조금씩 나에게 맞는 것들만 남는다.”<숲속의 자본주의자>


좋아 보이는 것들을 발견하면 맹목적으로 따라하기 바빴다. 나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일단 실행했다. 이후에 나타나는 부작용을 다뤄가는 건 내 몫이었다. 나에게 맞은 것들만 남기겠다는 목표가 없었기 때문에 늘 타인에게 맞추기 급급했다. 박혜윤 작가의 한 문장으로 그동안 시끄러운 속내가 정리되는 느낌이다. 나라는 세계를 중심으로 삶을 재편성하고 재정립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의무감이 싫어서]

한동안 아이 키즈노트를 작성하지 않았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우리 아이가 누군가를 때렸고, 그 일을 해결했다고 작성한 내용을 보고 난 직후였다. 무덤덤하게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잘 생활하겠거니 여기고 싶었던 마음이 약간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보고 아이에게 앵무새처럼 누군가를 화나거나 너의 놀이를 무너뜨리는 등 때리면 절대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아이가 한참 말을 못하고 행동이 먼저 나갈 때 등하원길마다 그러면 안 된다고 반복했던 시절이 스트레스였던 기억이 난다. 최근엔 아이가 말 많은 친구에게 자꾸 치이는 듯해서 신경 쓰이는 나날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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