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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Jul 22. 2022

[5문장쓰기] 대화의 기술이 필요했어

22.7.13~22 #이마고대화 #마음속 #꾸준히

[이마고 대화법]

어제 부부상담 중에 ‘이마고 대화법’을 연습했다.

“당신의 말은 ....라는 말이죠. 제가 잘 이해했나요? 거기에 대해서 더 말해주세요”

상대방의 언어를 거울처럼 단어와 표현까지 그대로 반복해서 말해주는데, 우리 부부에게는 꽤 효과적이었다. 5살 아이에게도 적용해서 말하는데 이미 아이는 이마고 대화법이 익숙해 보였다. 대화의 작은 기술로, 꽁꽁 숨은 내 말의 진심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동안 이마고 대화법 예찬론자가 될 듯하다.


이마고대화법이 능숙한 노냥이

[재유행]

뉴스에서 연일 코로나 유행이 심하다고 보도된다. 남의 이야기 같았는데 어린이집에도 코로나 재유행이 시작됐다. 어린아이들과 보육교사가 모여 있는 그곳에 코로나 재유행이 감지되니 공포처럼 다가온다. 아이가 등원하지 못하거나 아이들이 모두 다 코로나에 걸리는 상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섭다.


[관계의 허무]

아이나 돈을 내고 인간관계를 맺는 일이 나이가 들수록 익숙해졌다. 어제 보풀의 5문장처럼 아이 때문에 맺어진 관계에 대해 나 역시 고민에 빠졌다. 하루 약 8시간 머무르는 보육기관에서 아이가 조금이나마 즐거웠으면 싶은 마음에 공동육아어린이집을 선택했다. 아이가 즐거운 대신 부모 참여와 유치원 수준의 비용을 매달 지불한다.


부모와 아이들의 숫자가 적어서 서로 관계도 밀도가 높다. 어린이집 식구들끼리 같이 2박3일 여행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처럼 관계에 자유롭지 못하다. 아무리 규모가 작아도 대인원이 움직이는 여행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막상 그들 모임에 참석하면 즐거울 것도 알고 있다. 앞으로 할 수만 있다면 아이 때문에 혹은 돈을 주고 관계를 맺는 일은 되도록 피하고 싶은 마음이다(물론 돈을 주고서라도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 사람이 좋아서 말도 안 되는 순수한 동기로 튼튼하게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


[조급증]

“부앙~부~아~앙~부앙부앙.”

오늘따라 아이 등원하는 길에 엑셀을 과하게 밟았다. 평소 같으면 양보도 곧잘 하는데 내가 먼저 가겠다고 속도를 냈다. 남의 주차장에 비상등을 켜고 아이를 맡기는 통에 조급하게 굴었다.

“아이들에게 가치와 마음자세를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스스로 모범 즉 롤모델이 되는 것이다”(마음이 흐르는 대로, 지나영)

발췌한 책의 구절을 곱씹다 보면 마음이 뜨끔해진다. 비상등을 켜고 안전하게 주차해두었으니 별 문제없다. 길어야 10분의 정차다. 손에 보이는 채찍만 안 들었지, 내 안의 다그치는 검열관이 다시 보였다.


[앗!]

매일 무언가 한다는 것에 익숙해졌을까. 다른 학인의 5문장만 눈팅하다가 내 걸 올리는 시간을 잊었다. 아니 아이를 재우다 업로드 시간을 놓쳤다. 아이를 키우며 이런 실수는 자주 있는 일이다. 익숙해질 법도 한데, 오늘은 더워서 남편한테 궁시렁 거리며 어설프게 잠에서 깼다. 씻고 자야 하는데 하루가 애매하게 시작되고 말았다.


[머리길이]

남편이 보는 내 머리는 아저씨처럼 보이게 만드는 길이다. 나는 머리는 기르면 된다고 생각해 이것저것 하는 걸 즐겨한다. 나는 귀를 보이게 머리를 자르거나 때론 애매한 길이로 두기도 한다. 저번 달부터 자르고 싶었는데 한 달 유예하곤 결국 이번 달에 짧게 잘랐다. 남편은 내 머리를 보고 약간 한숨과 삼촌이 왔다고 말했다. 머리 길이가 남편에게 이렇게 영향을 주는 줄 자르지 않았으면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밖에서 일할 때는 애매한 길이의 머리카락이 거추장스럽다. 남편에게는 머리는 다시 기르면 된다고 말했지만 그다지 받아들여지진 않는 듯하다. ‘네 머리 보고 나는 아무 말 안 하는데, 넌 왜 그러니?’ 하는 속마음이 튀어나올 뻔했다.


[45분 대화]

요즘 유일하게 대화하는 친구(동생)과 45분이란 긴 통화를 했다. 일과 관련해 고민되는 지점이 있는데, 남편과 성향이 비슷한 친구와 대화하고 싶었다. 남편에게 일 이야기를 하면 끝이 안 좋아서 웬만하면 하고 싶지 않다. 일은 원래 힘든 것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선뜻 말 꺼내기가 어렵다. 어떻게 하면 싫은 일을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에 관한 게 이슈였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6개월만 하고 그만둘 요량이었는데, 회사에서 안 해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다면 굳이 왜 계속 다녀야 하는가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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