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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애니 Mar 11. 2023

[5문장쓰기] 유혹하는 봄

23.3.6~10 #아이옷 #다시요가 #봄날

To. 5문장쓰기로 만나는 학인들에게


안녕하세요. 따뜻한 봄날을 어떻게 보내고 있으신가요? 봄의 기운이 무력한 일상에 한줄기 빛처럼 햇살이 되기도 해요. 그래서 봄이 오는 게 참 좋아요.


긴 글쓰기로 호흡을 조금씩 바꿔보려고 시동을 걸고 있어요. 날씨의 변화만큼 작게라도 작은 틈이 혹은 새 길이 거울처럼 반짝였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해요.


학인의 글쓰는 삶도 멈추지 말아요. 저도 멈추지 않을 거라고요.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from. 쓰는사람 김애니 올림 


3/6


해야할 일이 많다. 그런데 생리주간이었던 터라 새벽기상을 못했다. 그랬더니 하루가 속절없이 짧게만 느껴진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해야할 일 대신에 아이방을 뒤집어 엎었다. 북향인 집이라 식물을 키우려면 바람이라도 잘 통하게 해줘야 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해야할 그 일이 하기 싫은 게다. 아이방을 뒤집고 나니 반나절이 흘러가버렸다. 앞으로 4시간 전에는 무조건 끝낸다. 어제 서울숲에 갔는데 날씨가 좋아서 사람이 정말 많았다. 봄이 오고 있었다. 그래서 할 일이 많은데 딴짓이 자꾸 하고 싶다.


3/7


오늘 아침에는 쑥 말차가루로 쑥라떼를 마셨다. 녹차의 말차처럼 쑥도 말차형태의 분말이 있다. 카페 진정성에서 연우제다 쑥 말차를 사용한다길래 구매했는데 꽤 잘 마시고 있다. 요즘 마트에 쑥도 많이 나온다. 얼마 전에 '최고의요리비결'에서 쑥국을 보고 쑥 한봉지를 구매했다. 역시 쑥말차는 맛있지만 쑥국은 이상하게 속이 울렁거린다. 제철재료라고 너무 욕심껏 많이 넣었다. 오늘 18도까지 오른다는 날씨를 듣고 정말 봄이 코앞까지 다가온 느낌이다. 봄에는 쑥차든 녹차든 초록을 배부를 때까지 마셔야겠다.


3/8


공동육아어린이집을 계속 보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고비가 찾아왔다. 일단 새학기가 시작됐고 올해 10월 말까지 결정해서 7살에는 유치원으로 바꿀까 생각하고 있다. 어린이집 운영 이슈가 너무라는 부사를 넣어도 넘칠만큼 많다. 매일 단체카톡이 쌓이고, 돈 버는 일과 어린이집 사이에서 부담감이 크다. 남편이 점점 힘에 부쳐하는 모습이 엿보인다. 부모의 수고 때문인지 아이를 위한 교육환경은 좋다. 좋지만 엄마인 내가 계속 감당하기 어렵겠다는 결과치로 마음이 향하고 있다.



남대문시장 부루뎅 미미코

3/9


날씨가 따뜻해서 아이옷을 사러 남대문 시장에 다녀왔다. 사이즈를 잘못 사서 또 한 번 갔다. 활기찬 시장의 분위기는 지갑을 자꾸 열게 만들었다. 머플러가게 사장님이 3월만 기다렸다는 말이 더 와닿았다. 어떤 가게는 봄옷 세일에 들어갔고 벌써 여름옷을 준비하고 있었다. 중년 사장님이 많은 아동복 매장. 나이가 들어도 일할 수 있다니 그게 부러웠다. 따뜻한 날씨 덕에 미세먼지가 잦았다. 봄바람 느끼려고 외출했다가 몸이 쉬라는 신호를 보낸다. 금,토요일에 해야할 일이 많은데 브레이크가 걸렸다. 오늘은 집안일도 잠깐 멈추고 쉬어야겠다.


3/10


운동선생님이 태국여행을 마치고 3개월 만에 돌아왔다.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다시 선생님이 한국이다. 내 환경적인 조건도 잘 맞아떨어져서 오전 요가 수업을 신청했다. 선생님은 태국에서 매일 서핑으로 새까만 피부가 되었다. 에너지만큼은 밝은 그 자체였다. 나도 선생님이 없는 사이 차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무언가 공부하기 전에 항상 감각과 경험이 먼저 열려야 한다고 좋은 이야기가 쏟아져나왔다. 감각이 닫힌채 공부하면 잘 느낄 수 없고, 개념에 갇히고 만다고 했다. 나는 차 공부(?)를 일단 마무리하니, 전에도 궁금했던 마크로비오틱이 배우고 싶다. 이유는 하나다. 요즘 밥 차리는 게 일인데 즐겁지 않다. 한식 조리과정이 일단 과하게 복잡하다. 요리하다가 질려서 밥먹을 땐 입맛이 없다. 좀 더 효율적으로 맛있게 먹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직 차 공부로 어떤 수익을(?)내지 못했는데 또 뭔가 지르려니 과하게 신중해진다. 자연식요리인가 그거 하고 싶다. 마크로비오틱으로 한끼 먹고 차까지 마시는 코스를 상상하고 있다. 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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