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은 부사수를 고용할 수 없다
입주청소는 하루에 2집을 해야 겨우 풀칠한다고 들었다. 이사할 때 청소를 맡길 여유가 없어서 가족이 힘을 합쳤다. 힘들었다. 이걸 일로 할 생각을 하니까 못하겠다 싶었다. 그러다 에어컨 청소로 흘러들어왔다.
요즘 성수기라고 하는데 간혹 7곳, 평균 4곳이다. 2 in 1(스탠드형 에어컨과 벽걸이형 에어컨 2개를 한 세트)은 2~2시간 30분이 걸린다. 근로시간이 하루 11시간으로 잡혀 있다. 근로시간에 비춰봤을 때 2 in 1은 4곳 이상을 할 수 있다. 근로시간에는 이동과 점심을 제외한 듯한 스케줄이다.
청소업에서 주휴수당이나 근로기준법에서 내세우는 혜택 따위는 없다. 주말에 일한다고 1.5배 수당을 더 주는 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법과 상관없이 현금으로 월급이 계좌이체된다.
하루에 한곳만 하면 팀장은 부사수를 고용할 수 없다. 일당을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에 4곳하면 1곳은 내 인건비, 나머지는 팀장몫이라는 계산이 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내가 팀장만큼 스탠드에어컨 분해조립을 할 줄 알면 된다. 현장에서 종종 팀장은 잘 모르는 에어컨이 나오면 유튜브로 확인한다. 기술이란 무엇일까. 어쩌면 에어컨 청소에 깊이 들어왔기 때문에 발견한 옥에 티일지 모르겠다.
글쓰기를 잘하는 비결은 (내가 느끼기에) 두리뭉실한데, 에어컨청소는 유튜브에 나와있다. 현장에 나가기 전에 10번 이상 유튜브를 보고 모르는 모델은 청소한다. 유튜브만 봐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여전히 글쓰기는 잡히지도 않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
내일 휴무라서 팀장은 아마도 힘든 스케줄을 잡았을 터다. 점심은 김밥이나 햄버거를 차 안에서 먹을지도 모르겠다. 힘에 부칠 땐 무선이어폰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오늘도 무사히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