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완성은 결국 무사한 연착륙
그래서 돌아왔다.
집을 떠날 때 경쾌하던 캐리어 소리도 많이 지쳤는지 삐그덕 소리를 내며 무거운 발길을 옮긴다. 며칠 만에 돌아온 나의 일상, 그 자리를 지키던 자동차. 휴식은 끝났다. 다시 일해야 한다.
시동을 켜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적적해 노래도 부르고 전화도 하며 일상이라는 냉탕에 몸을 담가 본다. 떠나간 시간보다 머물던 시간이 더 길었는데, 짧았던 그 시간들은 왜 이렇게 그리운 걸까. 아직 물에 다 들어가지도 못한 채, 발만 겨우 담가 두고 있다.
현관문을 열어 보니 남아 있는 설렘의 흔적들이 방바닥에 흩어져 있다. 캐리어를 열어 그것들을 하나씩 꺼내 놓는다. 이제는 모든 게 비슷하다. 돌아온 사람에게 남겨지는 것들. 결국 정리해야 할 것들이다.
남겨진 것들과 돌아온 것들 모두를 담아 세탁을 한다. 설렘과 추억을 함께 섞는다. 버튼을 누르고 잠시 서서 소리를 듣는다. 돌아가는 소리 위로 하얀 눈밭에 첫 발을 내딛던 여행을 떠올린다. 그때의 설렘과 지금의 일상이 천천히 섞이고 있다.
차갑고 시릴 것만 같던 일상에도 이제는 덤덤히 몸을 담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