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여행사이

브런치 작가가 된 지 한 달, 그리고 멈춘 문장들

by 전진

브런치 작가가 된 지 어느덧 한 달이 흘렀다.

삶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찾아온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꿈꾸던 일을 이루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 일상의 공기는 전보다 조금 더 달콤해졌다.

호기롭게 첫 매거진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계획도, 시작도 나쁘지 않았다. 스스로 나의 이야기에 만족했고, 나의 호흡에 기꺼이 공감해 주는 독자들도 생겨났다.

하지만 4부까지 업로드를 마친 뒤, 나는 작은 딜레마에 빠졌다.

‘다음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은 어느새 글감을 찾으려는 집착으로 변해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부터 자판 위의 손가락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기록하기 위해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관찰하기 위해 억지로 쥐어짜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의 여행 이야기,
나의 직업 이야기,
어릴 적 서툴게 써 내려갔던 습작들.

어떤 이야기를 먼저 꺼내야 할지 몰라 한동안 빈 화면 앞에서 방황했다.

그 방황과 핑계 사이에서 나는 결국 다시 짐을 싸기로 했다. 멈춰버린 문장을 움직이게 할 방법은, 다시 길 위로 나서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글쓰기와 여행은 어쩌면 같은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낯선 어딘가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그 경험을 ‘다른 마음’으로 기록하는 일.

어쩌면 나는 여행을 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해 여행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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