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웃게하는 아이들

에피소드 1~4

by 전애희

3월 신학기, 사춘기 아이들은 꽃샘추위처럼 모난 감정을 내비쳤다.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 상처 주는 표정과 말들은 장미 가시처럼 나를 찔렀다. 시간은 흘러 5월이 왔다. 따스한 봄바람처럼 아이들이 말랑말랑해졌다. 남들이 본다면 별거 아닐지 몰라도 엄마인 나는 그 변화가 크게 느껴진다.


#에피소드 1. 영감

“엄마! 엄마에게 영감을 줄 노래 가사 알려줄게.”

“흉터가 된 상처는 더 이상 아프지가 않잖아.”

“어머! 고마워. 생각해 보게 되는 가사다.

무슨 노래 가사야?“

“안 가르쳐 주지~.”

빙그레 웃다가 오른쪽 팔 안쪽에 있는 흉터가 떠올랐다.


“네 흉터는 어때?”

“안 아파.”

세상 쿨~ 한 아들은 엄마 글 쓸 때 영감받으라며 가사 한 줄 휙! 던져주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흉터가 된 상처는 더 이상 아프지가 않잖아.’

가사를 곱씹어 보았다.


넌 아프지 않은 흉터인데,

엄마는 그 흉터를 보면

마음이 아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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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2. 결국, 밥은 사랑이었다.

중3 아들은 학교 일과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이야기가 없다.

그런 아들이 학교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물었다.

“오늘 점심 맛있게 먹었어?”

돌아오는 대답은 “몰라.”

그래도 매번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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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후에도 수업(강의)이나 강의가 있어 아이보다 늦게 집에 들어왔다.

아빠가 퇴근해서 오실 때 “다녀오셨어요!” 배꼽인사를 하는 아들인데, 인사 대신 질문이 다가왔다.

“오늘 저녁 뭐예요?”

그것도 방 안에서.

"아들! 엄마 왔는데 인사해 봐!" 애교 섞인 말투로 아들에게 졸라보았다.

그래도 들려오는 건......

“오늘 저녁 뭐예요?”

얼른 손을 씻고 저녁을 준비하며 생각했다.

‘밥은 사랑인가 봐!’


“애들아~! 밥 먹자.”


#에피소드3. 츤데레* 오빠

“가원아! 오늘 아이유 음반 나왔다!”

노래를 들으며 공부하던 아들이 흥분된 목소리로 옆방에 있는 동생에게 외쳤다.

“응, 알아! 이번에 예전 노래 리메이크 한 노래 나왔어.”

잠시 아이유 노래로 방 너머 방으로 대화가 오고갔다.

동생 취향을 정확히 아는 오빠.

맨날 투닥투닥 다투는 사이지만, 오빠는 오빠인가보다.


#에피소드4. 나는 커서

“엄마, 난 우선 가수가 되고 싶어. 근데 안 되면 밴드부가 있는 대학교를 가고 싶어.”

“그래? 가원이 원하는 대학교에 갈 수 있겠네.”

“응? 정말?”

“어느 대학교나 밴드부는 있거든!”

아이가 방긋 웃는다.

어려서부터 가수가 꿈인 딸은 차선책을 하나씩 만드는 중인가 보다.

“엄마, 밴드부 있는 대학교에 가서 학교 무대에 서고 싶어. 그래서 언젠가는 가수가 되고 싶어.” 꿈을 얘기하던 아이는 소박한 상상을 한다.

“대학교에 가면 내가 알바해서 돈 벌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어.”

“대학교 일정도 내가 짜서, 오전에 수업이 없는 날을 가져 보고 싶어, 늦잠도 자보고 싶어.”


미래를 꿈꾸는 딸아이와 뜬금없이 나를, 동생을 생각해 주는 아들이 있어서 오늘도 즐거운 날을 보낸다.


*츤데레(일본어): 쌀쌀맞고 인정이 없어 보이나, 실제로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을 이르는 말.


https://youtu.be/6J9ixwhDYSM?si=vKleoMBA1Ln6SVS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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