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有害)한 것과 무해(無害)한 것에 대한 고찰

by 유승희

해(害)


상대방 마음을 해하는 사람의 언행은 보통 질투심에서 비롯된다. 홀로 어린아이와 씨름한 날이었다. 힘든 하루를 보낸 고단함을 배달 음식으로 달래던 날 밤이었다. 먹고팠던 야식을 참다 먹는 기쁨이 더해져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누군가를 부러워하지 않는 마음은 무해 하다. 자신을 포함해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다. ‘인생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라고 하지만 좀처럼 쉽지 않다. ‘자존감’이 중요한 이유는 유해(有害)한 것이 많은 이 세상을 살아갈 때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도착한 야식을 먹으며 개인 SNS를 보던 평범한 밤이었다. 타인의 행복한 육아 사진이 평소와는 다르게 보였다. 나는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부정적인 감정 중 ‘질투심’이 불편하다. 내가 질투심을 느끼는 순간은 내 고귀한 자존감을 해(害)하는 것 같다. 그럴 수 있는 기본적인 감정을 안아주기도 하면서 그 시간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이 심해져 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기 전에 그만두는 여러 방법을 생각했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글로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더라.


나에게 무해(無害)한 것에 대한 고찰

1. 책


육아할 때 여유를 가지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여유를 갖고자 하게 된 건 어느새 다시 도서관행이다. 처음에는 육아서로 유명하다는 책만 꺼내 보았다. 그러다가 책이 모여있는 곳에 가서 한쪽 책장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 시작했다. 육아서는 어느새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이는 부모에게서 독립된 한 사람으로서 부모로부터 존중받아야 한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양육하다 보면 자주 놓치고 어려운 부분이다. 아이 양육의 주된 목표는 독립이다. 훈육과 잔소리는 구분되어야 한다. 양육하다 보면 부모 내면의 아이를 마주하게 된다. 아이를 키우며 부모도 자란다.


아이를 키우며 불현듯 걱정이 많아질 때 육아서를 여러 권 본다. 책에는 늘 내 아이가 있다. 그리고 엄마인 나도 있다. 때론 공감을, 때론 부정하며 읽다 보면 책은 어느새 끝난다. 전문가의 육아서를 읽을 때와 일반인이 쓴 육아서를 읽을 때 느끼는 감정도 조금 다르다. 어느 엄마가 쓴 육아서를 볼 때면 현실적인 상황 예시에 눈물이 나기도 한다.


2. 도서관 책상


아이가 좀 더 크면 등이 있고 큰 독서관 책상을 사려고 한다. 거실을 서재로 꾸며 보는 건 어떨지 생각해 본다. 현재 셋이 한 공간에 크게 들어가는 곳이 안방 아니면 거실인데 텔레비전을 셋이 앉아 보는 날이 많이 없기도 하고 거실 육아를 하는 모습을 종종 마음에 들어 하던 터라 그렇게 꿈도 꿔 본다. 10대인 아이가 그걸 좋아할까, 싶기도 하지만 지금은 막연히 그 책상에서 셋이 공부하거나 책 읽는 몰입의 시간을 기대한다. 셋이 각자 방에서 책상을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요즘이다.


책상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중요하게 여겼다. 아이에게 익숙한 책상은 간식을 먹는 장소이기도 했고 그림그리기, 클레이 하기, 레고 만드는 장소였다. 나무 책상을 중고로 샀다. 아이 물건을 새로 사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다. 아이의 키에 맞게 3단계가 다 올라간 책상을 바꾸던 날이 기억난다. 새로 들인 책상이 반가운 마음과 떠나보내야 하는 서운함이 묘하게 어우러졌다. 자주 느낄 수 없는 이 어색한 양가감정은 아쉬움의 크기가 좀 더 크더라. 익숙한 세상에 대한 평온함을 잊는 허전함, 새로운 세상에 들어가는 설렘이 묘하게 어우러진다. 익숙함이란 때론 너무 두려운 감정을 만들어 낸다.


아이 책상을 도저히 버릴 수 없었다. 아이와 함께 자라나 지금 집으로 이사 올 때도 우리와 함께 왔다. 운 좋게도 지금은 다른 아이의 책상이 되었다. 다른 아이의 좋은 친구가 되어 나이 들어가겠지. 아무것도 올려져 있지 않은 하얀 도서관 책상에 앉아 불을 켜면 공부할 맛이 난다. ‘면학의 분위기’. 밀린 집안일이 느껴지는 공간에서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지는 책상. ‘공부할 기분이 아니야.’ 이 말에도 ‘기분’ 말이 있지 않은가. 도서관 책상은 공부할 기분을 만들어 주는 재미있는 물건이다. 공부 동기부여 주는 수많은 것 중 하나가 나에게는 책상인 것 같다. 나에게 맞는 좋은 책상은 몰입의 시간을 선물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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