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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기 이야기 Aug 06. 2024

유독 잘 웃는 사람들

예민한 이들이 살아남는 방법

맞닥뜨린 고민에 대한 답을

책에서 찾아야 직성이 풀리는 버릇에

손에 잡히는 책을 찾아읽었다.


요즘들어 다시 부쩍 예민해짐을 느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옆에 있어주는 이들에게 예민함을 분출해버린다는건 무척 미안한 일인데

도대체가 이 기질이 3n년째 지속되는 것이다.


소음이나 빛, 냄새 같은 외부 자극에 민감한 나는 

남들은 괜찮아하는 환경에서 참을 수 없는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고

항상 불면을 달고 산다.

늘 그랬던 일이라 원래 다들 가끔은 이렇게 사는 줄 알았는데

내가 유별난 편이었다니.




쌍커풀이 없는 눈 때문인지 밋밋한 인상과 방끗 웃는 습관을 가진 나를 

표면적으로 접한 사람들은 내게 '유복한 집에서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알았다'고 한다.

어릴 때는 그런 말들이 뭔가 내 노력을 인정받는 상장 같기도 했다. 


실은 잘 웃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눈치를 많이 보고 자랐기 때문이고,

내 무해함을 어른에게 미소로 증명해 공격받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담긴 습관이었다.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가 적힌 책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상담소>에서는

부모와의 애착관계 형성이 평생에 걸쳐 예민성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어린 시절에 그런 바람직한 관계 형성을 못한 나 같은 사람도 실망치 않아도 되는 것은,

새로운 '안전기지'를 찾아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면 과거를 극복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했다.



안전기지란 배우자, 반려자가 될 수도 있고, 취미, 좋아하는 책, 일, 상담 등 편안함을 주는 대상을 말한다.


나에게 안전기지가 되어주었던 것은 늘 원가족보다는

문득 손을 내밀어줬던 인연들이었다.


대단치않은 하루를 조잘조잘 나누었던 사람들,

한없이 가라앉아도, 무언갈 하지 않아도 받아들여지는 경험과

하루를 더 나아가게 만들어주는 온도.

그런 것들이 나를 나아가게 했다.


습관적으로 잘 웃어보이는 닮은꼴 이들에게

나도 더 집요하게 손내밀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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