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작가가 되었습니다

출간 소식을 전합니다.

by 닥터 키드니

제9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가 목표였다. 책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는데 어떻게 하는지 몰랐다. 대상 수상작이 되면 책을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걸 목표로 삼았다. 공모 마감일에 맞춰 글을 썼다. 지난 한 해 동안 글쓰기에 열심이었다. 계속 쓰다 보면 나도 조금은 괜찮을 글을 써내지 않을까 라는 믿음으로 거의 매일 글을 썼다. 그렇게 매주 1,2편씩 꽤 많은 글이 완성되었다. 글을 손보면서 28 꼭지의 목차를 구성했다. 공모 마감일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브런치 북을 완성했다. 이제 응모 버튼만 누르면 되는데, 마지막 순간에 자신감이 훅 떨어졌다.


' 왜 내가 책을 내야 하는가.'


누가 내 글을 읽어나 줄까라는 불안과 내가 왜 글을 써야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했다.


다시 한번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1년 동안 열심히 썼으니 후회는 없다. 그렇게 눈을 반쯤 감은 상태로 응모 버튼을 눌렀다. '안돼도 그만'이라는 생각과 그래도 '어쩌면 좋은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하는 은근한 기대를 품었다. 응모했다는 것조차 잊고 살면 좋으련만. 나는 대상작이 12월에 발표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혹시나 내 글이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마음이 달뜬 연말이었다. 대상자에게는 어떤 식으로 연락이 올지 모르니 모르는 번호의 전화와 문자를 무시할 수 없었다. 일요일 저녁, 시댁 식구들과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차 안이었다. "축하합니다"라는 문자를 받았다.


'아, 이거 이렇게 기쁜 소식을 시댁 식구들한테 먼저 알리게 생겼네.'


너무 떨리고 흥분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문자를 열었다. 괜한 걱정이었다. 문자는 월요일에 열리는 주식장에 대한 정보였다. 무조건 돈을 벌게 되어 있으니 축하한다는 내용이었다. 12월 내내 낯선 메일과 문자, 전화에 은근한 기대를 품었건만 모두 휴지통에 들어갈 스팸들이었다.


그렇게 브런치 공모 대상작은 발표가 되었고, 나는 당연히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상을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었으나 노오력하면 될 줄 알았다.


브런치 대상, 그건 가지고 싶었지만 가질 수 없는 것이었다.


주제가 옳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여자 의사의 삶에 대해 누가 궁금해하겠나, 애초에 소재 설정이 잘못되었던 것이다. 내가 썼던 글들을 장롱 속 깊숙이 처박아 두었다. 과거에 매달렸던 글은 잊은 채 새로운 글을 쓰고 있었다.


해가 바뀌고 올해 3월, 코로나로 심하게 앓은 어느 날이었다. 브런치로부터 메일이 도착해있었다. 3 통의 메일이 정확하게 이틀 간격으로 왔다.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


한 건은 유명 병원의 부원장직 제안이었고, 나머지 두 건은 출간에 관한 내용이었다. 출간의 기회를 엿보고 있던 나는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출판사 관계자들을 차례차례 만났다. 제안을 주신 것에 감사를 전하며 내 글을 어떻게 알게 되었냐고 물었다. 내가 썼던 글들은 브런치 공모전을 대비하여 작년에 쓰인 것인데, 수개월이 지난 시점에 동시에 출간 연락이 온 것이 궁금했다.


출판사 관계자 모두 동일한 말을 했다. 누군가로부터 브런치 글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나는 다시 브런치 사이트로 돌아와 내가 썼던 브런치 북을 살펴보았다. <나는 봉직 여자 의사입니다>의 브런치 북 조회수가 급격이 올라간 것이 눈에 들어왔다. 공감 표시 하트의 수가 100개가 넘어 있었다. 구독자도 부쩍 늘었다.


제안을 주었던 출판사 중 한 곳과 계약을 했다. 출간이 본격화되면서 불면증에 시달렸다. 한달동안 방광염에 4번이나 걸렸다. 단 하루도 쉬지 못한 채 그렇게 여름을 보냈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인 오늘, 드디어 내 글이 책이 되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모두 내가 꾹꾹 눌러쓴 글이지만, 책이 나오게 된 것은 내가 쓴 글 때문이 아니다. 나조차 포기하고 있었던 글이었다. 부족하지만 내 글을 읽어주고 공감을 표시해준 분들 덕분에 내 글이 노출이 되고, 출판 관계자의 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출판사의 제안으로 봉직 여자 의사라는 소재가 흥미롭다는 것을 깨달았다. 덕분에 책을 출간한 용기가 생겼다.


'내 글 역시 별로야'라고 생각할때 많은 분들이 보내 준 공감과 댓글은 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이기도 했다. 계속 글을 쓰라는 응원이었다. 얼굴 한번 본적 없지만, 나를 작가로 만들어 준 것은 내 글을 읽어준 여러분들 덕분이었다.




여러분들 덕분에 제 글이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작가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겠습니다.

매일 글을 썼지만 자신이 없어서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용기를 내어 더 자주 글을 발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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