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운동하면 좋은 거 안다고 한다. 그런데 왜 하지 않을까? 나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의 효과를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이 어디에 얼마나 좋은지, 운동이 가진 엄청난 효과를 안다면, 당장 운동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의사가 처방하는 알약 한알과 맞먹는다.
1. 운동은 혈압약이다.
운동은 혈압을 떨어뜨린다. 하루 30분 빠르게 걷기, 자전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하면 수축기 혈압은 5~10 mmHg, 이완기 혈압은 3~7 mmHg 낮출 수 있다. 고혈압 약 1알의 효과와 같다. 혈압 감소 효과는 특히 고혈압 환자에서 두드러진다. 운동을 하면 혈압이 높을수록 더 크게 감소한다. 규칙적으로 더 오랫동안 지속할수록 혈압이 더 많이 감소한다. 혈압 감소 효과는 운동 즉시 나타나고 12시간에서 길어야 하루동안 지속된다. 매일 운동하면 날마다 혈압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2. 운동은 당뇨약이다.
식후 걷기는 당뇨 혈당 관리하는 최고의 약이다. 연속혈당 측정기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혈당을 실시간 모니터링 한다. 이런 신의료기술을 접한 당뇨 환자가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식후 걷기의 효과이다.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은 식사 후 올라간 혈당을 즉시 떨어뜨린다. 빠르게 걷는 것으로만으로도 혈당이 20~50 mg/dL 감소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인슐린 민감성을 향상해 근육이 포도당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더 길고 더 강렬한 운동일수록 혈당을 더 많이 떨어뜨린다. 운동에 대한 혈당 반응은 시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특히 저녁 식사 후 혈당 감소 효과가 크다.
운동은 하루의 혈당 반응뿐 아니라 전체적인 혈당수치의 안정화에도 도움이 된다. 당화 혈색소는 2~3개월 동안의 평균 혈당을 나타내는 수치이다.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당화 혈색소가 0.5~1.0% 감소한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은 당화혈색소를 0.5~0.9%, 근력 운동은 0.5~0.7% 줄여준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0.8~1.2% 감소해 가장 큰 이점을 제공한다. 당뇨약 1알과 맞먹는 결과다.
3. 운동은 콜레스테롤 낮추고 심장 혈관 보호하는 약이다.
유산소 운동은 중성지방을 크게 감소시킨다. 중성 지방이 10~20% 줄어든다. 나쁜 LDL 콜레스테롤 (5~10%)을 낮추고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되는 HDL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장 혈관 건강을 향상한다. 더 많이 움직이고 운동할수록 얻을 수 있는 심장 혈관 건강 효과는 커진다. 규칙적인 운동은 관상 동맥 질환의 위험을 21% (남성)~29% (여성) 낮춘다.
4. 운동은 콩팥을 보호하는 약이다.
메타 분석에 의하면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 운동은 콩팥 감소를 더디게 하고 사구체 여과율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 혈압, 단백뇨를 감소시키고, 콩팥으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켜 콩팥을 보호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5. 운동은 다이어트약이다.
운동은 식단 관리를 수월하게 해 준다. 운동은 식욕을 안정화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숨이 가볍게 찰 정도의 운동은 배고픔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그렐린 수치를 감소시키고, 포만감을 느끼는 펩타이드 YY, GLP-1과 같은 식욕 안정 호르몬 수치를 증가시켜 일시적으로 식욕을 억제할 수 있다. 단, 운동으로 인한 식욕 감소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고 짧은 시간 동안만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살이 쉽게 붙지 않는 몸으로 만들어준다. 근력운동으로 근육량이 늘어나면 우리 몸은 휴식 시에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
6. 운동은 골다공증 예방약이다.
나이가 들면 뼈, 관절, 근육의 건강이 삶의 질을 결정한다. 뼈가 건강하지 못하며 움직일 자유를 제한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움직일 자유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뼈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걷기, 달리기, 등산 등 중력에 저항하는 운동은 뼈 형성을 자극한다. 뼈 질량을 유지시켜 주고, 뼈 손실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스쾃 등의 근육 운동을 하면 근육량이 늘어나 뼈에 스트레스가 가해져 뼈가 더 강해진다. 꾸준한 운동은 근육 연금을 쌓고 뼈를 튼튼하게 한다. 낙상과 부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7. 운동은 항우울제. 항불안제다.
운동은 항우울제약과 맞먹을 정도로 효과가 강력하다. 우울증 장애 (MDD)를 가진 환자에서 운동은 항우울제 약 (설트랄린)과 비슷한 정도로 우울 증상을 감소시켰다. 운동은 항불안제 역할도 한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안정 시 심박수를 낮아진다. 심장이 빨리 뛰면 불안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꾸준한 운동은 심박수가 안정화시켜 불안 증상을 줄여준다. 운동은 즉각적으로 기분을 좋게 한다. 기분을 상승시켜 주는 엔도르핀 호르몬이 방출된다. 엔도르핀은 통증을 억제하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실연에 가슴이 시리도록 아프다면 운동을 추천한다. 운동은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면 편안함과 안온함을 느낄 수 있다.
8. 운동은 불면증 약이다.
불면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규칙적인 운동으로 수면제와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023년도에 발표된 문헌에 의하면 운동은 수면의 시작 및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운동은 기분 조절 및 이완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 전달 물질의 방출을 자극한다. 엔도르핀이 스트레스와 불안을 낮추어 준다.
수면 전 불안을 감소시켜 잠드는게 걸리는 잠복기를 줄이고 총 수면 시간을 늘려준다. 밤에 깨는 횟수도 줄여줘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9. 운동은 암예방약이다.
규칙적인 운동이 암 발병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일관되게 나타난다. 많이 움직이고 운동할수록 암을 더 많이 예방한다. 특히 대장암, 유방암의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춘다. 대장암의 14%는 움직이지 않는 생활 습관 방식에 기인한다. 신체 활동 수준이 높으면 대장암의 위험은 70% 감소 유방암은 30~40% 감소한다.
10. 운동은 치매예방약이다.
운동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많다. 보고에 따르면 매일 30분씩 빠르게 걷기 등의 중강도 운동을 5일 이상 시행하면 치매 발병 위험이 1.82배 감소한다. 운동을 하면 즉각적으로 뇌에서 반응이 일어난다. 기억기능과 관련된 효소, 신경재생 관련 문질, 뇌신경세포의 재생 관련 물질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insulin-like growth factor-1, synapsin-1,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fibroblast growth factor-2, cathepsin B, etc.)을 증가시킨다. 인지 기능을 유지 또는 개선시킨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이 쇠퇴하고 줄어들기 마련인데, 운동을 하면 뇌의 해마 부위에서 새로운 신경 세포가 만들어진다. 해마는 뇌내 기억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유산소 운동으로 뇌 내 해마 부피를 키울 수 있다. 운동은 인지 기능 향상에도 좋다. 나이가 들면서 사고, 학습,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데, 운동은 이런 능력을 날카롭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11. 운동은 장수약이다.
운동을 하면 조기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춘다. 40세 이상의 성인에서 하루 15분씩 5일간 빠르게 걸으면 1.8년의 수명이 연장된다. 하루 30분으로 늘리면 2.5년, 40분으로 늘리면 3년이 늘어난다.
세상에 부작용이 없는 약이 있다면 운동뿐이다. 운동의 효과는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이토록 많지만, 부작용은 찾기 힘든 명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