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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의 세계 일주 준비 편(3)

세계 일주 루트 짜기와 세계 일주 항공권  

by 정신과 의사 Dr MCT Mar 27. 2025

  어릴 적, 세계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세계 일주 항공권(Round the World ticket)이다. 하나의 항공권으로 세계 일주를 할 수 있다는 개념은 어린 내게 뭔지 모를 환상을 품도록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고,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세계 일주를 준비하며 세계 일주 항공권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과정에서 내가 알게 사실과 나의 생각을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세계 일주 항공권은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뉜다. 아니 '나뉘었다'라고 표현해야 더 정확할 것 같다. 원래는 세 개의 항공동맹; '스타얼라이언스(아시아나)', '스카이팀(대한항공)', '원월드'에서 세계 일주 항공권을 판매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스카이팀'에서는 2024년 세계 일주 티켓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그래서 이제는 '스타얼라이언스'와 '원월드'의 세계 일주 항공권만 남아있다.


  이 중 '원월드'는 한국 국적기가 없고 한국에서 출발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 '스타얼라이언스'의 세계 일주 항공권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스타얼라이언스'의 세계 일주 항공권은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아시아나 항공 홈페이지 또는 '스타얼라이언스' 홈페이지에서 알아볼 수 있다. 아시아나 항공 홈페이지는 불편하다는 후기가 많아 나는  '스타얼라이언스' 홈페이지에서 직접 알아보기로 했다. 아래 주소로 들어가면 항공권 구입을 시작할 수 있다. 

https://roundtheworld.staralliance.com/staralliance/en/round-the-world

RTW  구입의 첫 페이지 RTW  구입의 첫 페이지 

  이 주소로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페이지가 나오는데 영어가 유창하지 않아도 구입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start a new journey를 선택하면 다음과 같이 출발 날짜, 위치, 좌석, 개수 등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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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얼라이언스'의 세계 항공권 티켓은 위와 같은 규칙이 있다. 10일에서 12개월까지 가능하며, 2번에서 15번까지 stopover가 가능하다. 출발, 도착 도시가 같아야 하지만 여행 중 입국, 출국 국가는 달라도 괜찮다. 예를 들어 베트남으로 입국하여 육로로 이동하여 태국에서 출국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육로로 이동한 거리도 여행 거리에 포함된다고 한다. 또 여행은 한쪽 경로 즉 동->서 혹은 서->동으로만 가능한데, 같은 대륙 내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이동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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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페이지에서 내가 가고 싶은 국가와 일정을 선택하면 다음과 같이 경로를 그려준다. 나는 아직 어디를 갈지 완전히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대충 아무 곳이나 찍으면 경로를 짜보았는데 6개국만 선택했음에도 가격이 위와 같이 나왔다. 생각보다는 조금 비싸다는 생각과, 일정을 이렇게 짜두면 중간에 유동적으로 계획을 바꾸기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여행은 1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고 중간에 가고 싶은 나라가 변경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렇게 세계 일주 항공권을 이용해서 여행하면 자유도가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게 나의 판단이다.  물론 지독한 계획형의 인간이라면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나는 그 정도의 위인은 아니며, 자유롭게 방랑하고 싶은 세계 일주에서 틀에 박힌 일정에 나를 끼워가며 여행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서 세계 일주 항공권은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비록 어릴 때부터 이용해보고 싶은 상품이었지만 살면서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세계 일주 항공권을 사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다고 해도 루트를 전혀 생각하지 않을 순 없다. 적당한 계획은 있어야지 움직이기 편하기 때문이다.  '계획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일은 중요하다'라는 윈스턴 처칠의 말과 같이. 그래서 일차적으로 내가 가고 싶은 국가들을 선정하는 작업을 했다. 세계 여행 일정을 만드는 여러 가지 어플이 있지만 나는 tripline.net 을 이용했다. 


  세계 일주는 동->서, 서->동으로 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나는 동->서로 가는 방법을 택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단 동남아 국가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동남아 국가들은 물가도 낮고, 여행의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아 세계 일주를 시작하기 좋다. 다만 여행을 시작하는 날짜가 7월인데 더위, 습기, 우기 등으로 동남아를 여행하기 좋지 않은 시기라 이 부분은 다소 걱정되기는 한다. 하지만 어쩌랴. 세계 일주는 편하려고 하는 여행이 아니다. 한두 가지 악조건은 그냥 뚫고 가야 한다. 

  동->서 이동의 두 번째 장점은 수면 패턴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동->서로 가면 기준 시간이 늦어지는데 이 말은 즉 해 뜨는 시간도 늦어진다는 말이다. 인간의 수면 패턴은 24시간이 아니라 25시간에 맞춰져 있는데 동->서로 가면 이것에 맞춰서 갈 수 있다. 물론 이는 이론적인 수준에서 그렇다는 말이라 사실 크게 상관없을 수도 있다. 

  동->서 이동의 장점 중 마지막은 미국을 후반부에 갈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물가가 비싼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을 처음부터 갔다가는 여행 경비가 살아나기 힘들 것 같다. 미국은 가장 마지막에 가서 남은 경비로 지지고 복는 것이 나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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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적으로 내가 짠 루트는 다음과 같다. 아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비효율적이고 실현이 어려운 루트일 수도 있다. 각 국의 항공 사정, 국제 정세, 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은 루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했듯 나는 모든 변수를 상세히 통제하는 인간이 못된다. 그때그때 루트를 조절해 가며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마지막 여행을 완료했을 때 과연 어떤 지도가 그려질지 나도 기대된다. 루트는 정하고 나니 세계 여행에 한발 더 가까워진 것이 실감 난다. 




  혹시라도 나의 루트가 자세하게 궁금하다면 모두 공개로 설정해두었으니 Tripline.net에 가입하여 djshin으로 검색하며 찾아볼 수 있다. 허접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흥미로운 자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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