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는 좋은 햇살을 맞으며 너와 산책도 하고 도서관도 가고 빵집도 다녀 오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소소한 행복이란 게 이런 것일까? 저녁을 먹고 그릇 정리를 하다가 문득 지금의 행복감이 오래오래 갔으면 싶어 네 아빠에게 우리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자고 했어.
네 아빠는 웃으면서 “당연하지, 나중에 별이 딸도 봐줘야 하지 않겠어? “ 하더구나.
하하
네가 너를 닮은 예쁜 딸을 낳는다니, 상상만 해도 아름다운 일이야. 물론 결혼과 출산은 네가 선택할 문제이지만, 그 정도로 우리가 아주 오래도록 너와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란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너를 두고 매일 출근하는 일은 참 쉽지 않아.
아침마다 “엄마 다녀오겠습니다” 인사하면 너는 도리도리 고개를 내젓고 내 가방을 빼앗으려고 하지. 난 미안함을 들키지 않으려고 더 당당하게 방긋 웃으며 “엄마도 일 잘하고 올게, 어린이집 잘 다녀와~" 라고 이야기해보지만 마음은 쓰리단다.
조금이라도 너와 더 함께 하기 위해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열심히 집으로 달려와. 보통은 같이 저녁을 먹고 즐겁게 놀다 너는 먼저 잠자리에 들지. 계산해보면 평일은 그렇게 하루 두어 시간 남짓밖에 너의 엄마로 곁에 있어주지 못하는구나. 나는 너에게 두 시간짜리 엄마인가,라는 생각에 마음이 괴롭기도 하네.
나는 왜 일하는 걸까?
무엇이 내 인생에서 중요한 걸까?
너를 두고 집을 나설 때 이따금씩 회의감이 몰려오고는 해.
아마도 세상 모든 일하는 엄마들이 겪어 봤을거야.
그럴 때면 내가 일해야 하는 이유들을 한 번씩 다시 떠올려봐.
경제적인 이유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엄마가 일한다는 것은 여태 힘들게 공부하고 배운 것들을 사회에서 활용해보고 또 새로 배워가는 시간이야. 나도 이 사회에서는 아직 햇병아리에 불과하거든.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단다. 그렇게 한 사람의 몫을 해내는 시간이 엄마에게는 필요해.
언젠가 네가 정말 원한다면 일을 줄이거나 쉬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 그러기 위해서 지금 좀 더 열심히 일해보려고 해.
대신 함께 있는 시간에는 있는 힘껏 마음을 다해, 사랑을 듬뿍 담아 네 곁에 있을게.
물론 함께 있지 않는 동안에도 엄마는 네 생각을 많이 많이 한단다.
떨어져 있어도 나는 너의 엄마로 살고 있어.
엄마의 마음이 네게 전해질 수 있도록 많이 많이 표현하고 노력할게.
뭐가 그렇게 좋은지 아빠 엄마 소리 질러 부르고 신나게 노는 네 모습에 고단함이 사라지는 밤이야. 목청이 어찌나 큰지, 요즘은 밖에서도 소리를 자꾸 질러서 쉿-하는 것을 알려줬어. 그랬더니 식당에서 아주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다른 손님에게 네가 쉿-쉿-했던 적도 있단다. 하하, 귀여운 녀석.
오늘도 덕분에 많이 웃고 행복했어.
언제나 지금처럼 목청 크게 웃고 건강하게 자라주렴.
고맙고 사랑해, 우리 딸.
2021년 12월.
너를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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