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터튜브 Oct 10. 2023

몰입의 지속은 루틴이 된다.

이번에 <트렌드 코리아 2024> 소식지에 인터뷰가 실렸다.  

    몰입의 지속은 루틴이 된다.   

2. 매일 아침 루틴이 있다. 글을 2개씩 쓴다. 하나는 일기, 하나는 TED를 보고 정리한 글이다. 2014년부터 시작한 블로그의 포스팅 수는 4,000개가 넘었다. TED를 정리한 글은, 오늘까지 617개.

3. TED를 정리한 이유는, 유튜브 관련 일을 하기 때문이다. 맨날 본 것만 추천해 주니, 여러 카테고리의 크리에이터들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라도, 알고리즘의 편향성을 벗어나야만 했다. 

4. TED에선 각 분야의 세계적인 연사가 나온다. 20분 내외로 압축해서 그들의 인사이트를 전달한다. 이를 통해, 좀 더 미리 일찍 미래를 알 수 있다. 최근 화두인 일본의 Reload처럼 걷기 좋은 도시로 만들자는 이야기는 2017년 ‘보행 편의성 이론’ 영상에서, 팬데믹으로 확 당겨진 재택근무로 인한 워케이션과 함께 로컬이 주목받을 것이라는 예측은 2017년 첨단 기술 분야 종사자의 영상으로부터, 유튜브가 커뮤니티와 정보 획득의 중심처가 될 것이라는 것은 2012년의 대학교에서 토론 활동을 통해 작가가 된 이의 이야기로부터 알 수 있었다.

5. ‘언젠간 어르신들도 유튜브에 들어오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Jane Fonda의 ‘인생 제 3막’에 대한 영상을 보고 나서다. 인생의 중반에 정점을 찍고 노년이 되면 그래프가 꺾인다는 것은 병리학적 관점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계단형으로 축적되어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간다는 내용이다. 이 영상 덕분에 <미스터트롯> 방영 이전이었던 2019년부터 중장년층의 팬덤은 ‘트로트 가수’라고 생각했고, 이때 임영웅님을 만나 <미스터트롯>과 그 이후 지금까지 채널 매니지먼트와 제작을 계속하게 됐다. 중장년층이 트로트 중심으로 유튜브에 들어오고 난 뒤, 취미 관점에서 중년 남성은 ‘캠핑과 낚시’, 중년 여성은 ‘레시피’로 확장을 하기 시작했다. 

6. TED를 정리하는 방법은 <도해 사고력>이라는 책을 참고했다. 연사의 내용을 원페이퍼에 도해로 정리한다. 그걸 보고 내가 그 연사가 되었다고 가정하고, 내용을 쭉 정리해나간다. 확실히 오래 기억에 남고, 필요한 내용이 생각나는 순간이 오면, 블로그에 아카이빙 된 형태로 있으니, 정리본을 다시 읽는다. 

7.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연결’이다. 너무도 유명한 말이기도 한 ‘Connecting the dots’. 여러 분야의 정보를 알고, 내 분야를 깊게 파고 들어가면, 어느 순간 이들이 연결되어 창의적인 순간이 온다고 한다. 이는 송길영 부사장님과 유현준 교수님의 영상에서도 볼 수 있고, 많은 책과 인터뷰집에서도 공통적으로 나온다. 실제로 TED를 정리하다 보면, 분야는 다른데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의미하는 것이 ‘T자형 인재’가 아닐까 싶다.

8. 더군다나 이렇게 매일 글을 쓰다 보면, 리츄얼이 된다. Ritual 이란 어떤 일을 하기 전의 무의식적인 행동, 예를 들면 샤워를 하러 갔을 때 누구는 머리부터 감는가 하면, 누구는 세수부터 하는, 그런 것들이다. 아침에 일어나 일기와 TED를 정리하지 않으면, 일이 안 된다.

9. 결국 루틴이 되어버리는데, 글쓰기의 장점은 몰입의 시간을 쉽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몰입하는 능력은 중요해질 것이다. 우리는 점점 집중력이 짧아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 말인즉슨, 시간을 들여 사색하는 힘을 잃고 있다는 뜻이며, 깊이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10. 그리고 AI가 슬슬 인간의 일을 대신해 주기 시작했고, <트렌드 코리아 2024>의 키워드 중 하나는 호모 프롬프트다. 인공 지능을 다루는 인간의 역량이 중요해진다는 뜻인데, 오히려 미학, 철학, 역사 등 인본주의적 역량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TED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야기가 이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11. 이에 대해 경제학자 Tim Harfod의 A powerful way to unleash your natural creativity(2019)를 추천한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은 진정한 멀티태스킹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정한 멀티태스킹의 의미는 시간을 들여 천천히, 장기적으로 서로 다른 분야의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개념이 현재 나는 N잡러, 사이드 프로젝트, 폴리매스, 다동력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12. 일상에서의 몰입이 루틴이 되면, 번아웃에 대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 매일매일 작은 성공과 성취를 꾸준히 느끼게 되기 때문. 그리고 요즘 심리학에서 주목받고 있는 ‘보어아웃(bore out)’에 대한 탈출구가 될 수도 있다. 보어아웃이란 매일 반복되는 일에 지루함을 느껴, 어떠한 열정이나 도전 의식이 없어진 상태를 뜻한다. 

13. 직업의 종류는 3가지로 나눈다. 오롯이 돈을 벌기 위한 Job, 실력과 경력을 쌓을 수 있는 Career, 그리고 천직 Calling이다. 친구와 가족이 잘 다니고 있던 CJ ENM을 왜 퇴사했고 물어보곤 한다. 이는 매일 매일 정리했던 TED을 통해 깨달은 Career를, Calling으로 변화시키기 위함이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402577


작가의 이전글 9월 4주차 유튜브 인기급상승에 간 영상들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