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터튜브 Jul 01. 2024

나영석PD는 유튜브에서, 왜 '라이브'를 꾸준히 할까?

 채널 십오야의 첫 라이브는 2019년 9월 3일이었습니다. 첫 라이브엔 <신서유기 외전>의 은지원님과 이수근님만 나오셨지만, 두 번째 라이브부터는 나PD님도 같이 나오시죠.

 근데 예전과 요즘 라이브에서 달라진 것은 '횟수'입니다. 최근엔 라이브를 더 자주, 많이 하십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일단, 언제부터, 라이브를 좀 더 자주 하셨는지 봐야 합니다. 바로 침착맨님 초대석 이후인데요. 초대석 이후의 라이브 제목도, '침착맨님에게 배워왔습니다'입니다. 

 초대석에서 나PD님은, 침착맨님을 고문으로 생각하시며, 2가지를 이야기하십니다. 


 "가능하면, 저나 저희 제작진이 주인공이 돼서, 방송을 좀 해봐야겠다"


 "(이전에는) 재밌는 거만, 엑기스 형태로 뽑아서, 짧게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침착맨님 방송을 가끔 보면, 라디오 듣듯이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쭉 듣는 맛이 있다." 


▶ Point ① - "저나 저희 제작진이 주인공이 돼서"

  먼저 첫 번째 포인트인 '제작진이 주인공이 돼서'에 대한 부분은, 채널 십오야의 콘텐츠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십오야는 특성상, 각 콘텐츠에 맞는 여러 연예인분들이 '출연' 형태로 나오게 됩니다.

 이 말인즉슨, 해당 연예인 분이 얼마나 많은 팬덤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조회수가 갈린다는 뜻이죠. '팬덤이 세다'라는 것과, '콘텐츠가 재미가 있거나, 정보가 가득하다'라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팬덤이 압도적으로 강력하면, 콘텐츠에 대한 특별한 기획이 없어도, 조회수가 잘 나올 수 있습니다. 콘텐츠가 아닌, 그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니까요. 

 즉, 이렇게 출연진(게스트) 중심의 콘텐츠가 되어버리면, 채널의 평균 조회수는 널뛰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중요한 것은 '구독자 수'가 아니라, '평균 조회수'입니다. 구독자 100만에 평균 조회수 1-2만 나오는 채널보다, 구독자 20만인데 평균 조회수 15-20만 나오는 채널이 알짜입니다. 찐팬이 더 많다는 뜻이니까요. 

 즉, '출연진에 따라 평균 조회수가 갈리는 상황인데, 만약 제작진(=나PD님)에게 팬덤이 붙으면 어떻게 될까요?

 평균 조회수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됩니다. 출연진이 아닌, 나PD님을 보러, 채널에 팬덤이 오니까요. 즉, '관계'가 쌓이는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에 업로드된 유튜브 영상도, 나PD님과 에그이즈커밍 안영은PD님만 나옵니다. 현재 조회수는 83만이죠. 


  처음 뵙는 크리에이터 분에겐, 무조건 아래 장표를 보여드립니다. 처음 내 채널에 유입되는 사람은 '시청자'입니다.

 '구독'을 누른다고, 내 영상을 항상 챙겨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구독자'는 '찐팬'이 아닙니다. 구독을 누르고 까먹는 사람도 많아요. 

 오히려 내 영상을 종종 챙겨보는 사람을 '팬', 나의 모든 걸 일거수일투족 다 챙겨 보는 사람을 '찐팬'이라고 합니다. 

 즉, 유튜브는 얼마나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이고(=유입 시키고) → 이들을 얼마나 많이 찐팬으로 만드느냐의 싸움이며,  이를 '관계 비즈니스'라고 합니다. 

  관계 비즈니스는, 미래학자 케빈 켈리가 2008년에 자신의 블로그에 쓴, <1,000 true fans>에서도 볼 수 있어요. 1,000명의 찐팬만 있으면, 아티스트든 브랜드든 오래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즉 '롱테일 전략이 가능하다'라는 내용입니다. 


▶ Point ② - "침착맨님 방송을 가끔 보면, 라디오 듣듯이,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쭉 듣는 맛이 있다."

 그렇다면 관계를 쌓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되도록 시청자를 오래오래, 긴 시간 동안 만나야 합니다. 바로 나PD님이 말씀하신 두 번째 포인트죠. '라디오 듣듯이 그냥 이런저런 이야기를 쭉 듣는 맛이 있다.'

  이 이야기에서의 핵심은 '시간'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1분짜리 쇼츠로 시청자와 크리에이터가 만나는 게 아니라, 8시간 44분 동안 크리에이터와 만나는 것입니다.

 시청자와 축적되는 '시간의 양' 자체가 다릅니다. 인간 관계랑 똑같아요. 시청자와 오랜 시간 만나야 → 관계가 쌓이고 → 찐팬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트위치가 살아 있을 때, '매일매일 6-7시간씩 방송하는 건 기본이다'라는 말이 있기도 했고요. 그만큼의 시간이 쌓이니, 스트리머나 BJ 분들은, 큰 주제 없이도, 방송의 하이라이트 부분만 잘라서 본인 채널에 올려도, 조회수가 괜찮게 나오는 겁니다. 콘텐츠보단 '사람(=크리에이터)'에 팬덤이 붙었으니까요. 

 '숏폼이 대세다'라는 말과 함께, '숏폼'으로만 크신 분들은,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조회수가 빠질 확률이 높습니다. 쇼츠가 100개라면 최대 100분의 관계를 쌓은 것이며, 하루 6-7시간 방송한 것보다 시청자와 덜 만났으니까요. '숏폼은 휘발성이 강하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저는, 갑자기 단기간에 확 큰 크리에이터 분께는 아래와 같이 말씀드립니다.

 "지금 좋아하시는 것도 좋지만, 오히려 경각심을 가지셔야 합니다. 지금 관계를 안 쌓으면, 채널이 확 죽는 순간이 와요."

 제가 담당한 크리에이터 분들 중에서도 사례가 있었고, 유튜브에서 그동안 '핫'한 분들이 얼마나 많이 잊혔는지를 생각해 보셔요. 유튜브 채널은 확 크면, 확 빠집니다. 


 찐팬을 만드셔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시청자의 시간은 매우 한정적이에요. 

 유튜브에서 프라임 타임은 평일 (월요일 ~ 목요일) 저녁 8시입니다. 퇴근 후, 혹은 학교 갔다 오고 나서, 유튜브를 봅니다. 불금엔 나가서 놀고, 주말도 나가서 놉니다.  

 근데 이때 내 채널만 보느냐? 아닙니다.

 대중적 재미를 기반으로 한, 연예인 + 콘텐츠 제작 전문 집단의 채널로, 시청자들이 빠져버립니다. 연예인의 인지도와 팬덤, 그리고 전문 제작진의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 채널을, 혼자 하는 개인 크리에이터는 이겨낼 재간이 없어요. 


 빠진 만큼 내 채널은 죽습니다. 근데 유튜브만 보느냐? 

 아닙니다. 시청자는 스마트폰으로 틱톡, 인스타, 넷플릭스(OTT), 웹툰/웹소설도 봅니다. 

 즉, 시청자의 시청 시간은 한정적인데, 내 팬덤이 약하면, 다 다른 채널로 빠져 버리니, 내 채널이 죽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크리에이터 분들이 유튜브 채널 운영하시면서, 머릿속에 반드시 넣어두셔야 할 개념은 '관계 비즈니스 '입니다. 내 모든 걸 챙겨보는 찐팬이 있으면, (한정된 시간 속에서) 연예인 채널로 빠지지 않고, 내 채널을 보니까요. 


나PD님은 침착맨님 초대석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죠.


 "저희는 좀 강박이 있었던 것 같아요. 보는 동안에 계속 웃겨야 되고, 웃기기 위해서 막 여러가지 편집으로 장난치고, 근데 그것보다 사람들은 저 사람들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 하는 부분도 좀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바뀌어서요."


 "우리, 방송하는 사람들은 평생을 그 생각을 하면서 만드는 거야. 우리끼리 말로, 왜 마가 뜬다고 하죠. 1초라도 마가 뜨면, 다 잘라내고, 재밌는 거만 다다다닥 붙이고, 더 재밌게 만드려고, 그 부분을 또 막편집으로 기술을 부린단 말이에요.


 사실은 그냥 말만 쭉 들어도, 내가 애정이 가고, 좋은 사람이면,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건데, 그동안 너무 좀 인위적으로 방송을 만들지 않았나?"


 이게 바로 '관계 비즈니스'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짧게 웃긴 것만 보여주는, 콘텐츠 중심이 아니라, 꼭 콘텐츠가 아니여도, 그 사람(=크리에이터)에게 팬덤이 붙어야 합니다. 이게 관계 비즈니스의 핵심입니다.


 관계 비즈니스를 성공하면, 그 채널은, 더이상 콘텐츠 소재에 구애받지 않는 순간이 올 겁니다. 크리에이터의 숙명이라 불리는 '이미지 소진'을 막을 수 있는 건, 관계 비즈니스입니다. 


그렇다면 나영석 피디님은 꾸준히 라이브를 한 뒤 어떻게 되었을까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나피디님 중심 콘텐츠에서 평균 조회수가 괜찮게 나오고 있죠.

 즉, 나영석 PD님의 팬덤이 생긴 겁니다.

 나PD님 생일 까페도 대기 인원이 마감 되었고, 포토이즘 스티커 사진도 나왔고, 백상 예술에서 나영석PD님이 남자 예능상을 타시게 된 것도 그렇고요. 

 한번 나영석 피디님과 같은 사례를 찾아보세요. 전 세계 어디에도, 제작자가 시청자와 관계를 쌓는 사례가 있을까요?

 없습니다그러니 크리에이터 여러분들도, 라이브를 통해, 관계를 쌓으셔요.

*이 글은, 제게 항상 탁월한 인사이트와 산뜻한 영감을 주시는, 프로젝트 썸원님의 글을 보고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 제가 발행하는, 유튜브에 관한 이야기를 해드리는 뉴스레터에서 따온 글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