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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넷플릭스 다큐 '나는 생존자다.'

by 다큐와 삶

현대사회에서는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고 발언하는 게 아주 힘들다.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모든 곳에서 익명성을 없애고 말하기는 힘들다.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나온 ‘나는 생존자다.’라는 다큐는 그런 것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총 8편으로 구성된 다큐는 종교, 범죄, 인재로 인한 참사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그곳에 사람이 있었고, 그들은 아직도 고통받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가족 역시도 고통받고 있다.


형제복지원, JMS 종교, 지존파, 삼풍 백화점 참사에 대해 각각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나에게 새로운 사실들이었다. 내가 모르던 것을 알게 되었는데, 더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들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생존자들은 혹시나 다른 사람이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사람들이 참사를 잊을까 봐 자신의 목소리를 내었다. 그렇게 이타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그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 그리고 만약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또한 제작진 역시 자신들의 일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PD는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생각에 호신용품을 가지고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같이 일하는 사람 중에 정보를 발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들을 설득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보여주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큐의 마지막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생존자다.’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내가 그곳에 없었을 뿐이지, 나도, 다른 이들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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