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상설전시
오랜만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찾았다. 원래는 김창열 전시를 보러 갔는데, 같이 전시를 하고 있어서 두 전시 모두를 관람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서울관 개관 이래 처음 보이는 상설 전시로 미술관에서 작품을 수집한 것 중에 한국 현대미술대표작을 전시한다.
맨 먼저 전시관 입구에서 김환기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사진촬영은 허락하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김환기 작품은 사진 촬영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환기 미술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몇몇 작품 중에 특히 인상 깊은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서도호 ‘바닥’이라는 작품은 생각보다 크기가 크다. 정밀하게 보면 아주 작은 사람 모형들이 유리바닥을 지탱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무언가에 집중이 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삶을 짊어지고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익준 ‘삼라만상’은 압도되는 반가사유상의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반가사유상을 둘레로 벽에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이 붙어 있었는데, 말 그대로 삼라만상이었다. 요즘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반가사유상을 굿즈로 만들어 팔고 있는데, 이번 전시를 보는 사람들이 그 굿즈를 생각할 것 같다.
연규철 ‘ 자폐적인 문’은 4 방면이 문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문 손잡이까지 있다. 하지만 열리는 문이라기 보단, 문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폐쇄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그 자체적으로 자폐적인 문을 보여주고 있다.
박이도 ‘ 당신의 밝은 미래’는 낙관적이나, 강요된 미래같이 보였다. 조명에 의해 집중이 되지만, 그 조명 외의 것은 어둠으로 보인다. 그리고 집중된 조명이 강요되어 있으나, 사실 현실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는 것이며 그 자체로 가변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사진 회화라고 해서, 사진에 아크릴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맨 왼쪽 작품과 자수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어렵지 않고 재미있고 유익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 미술이 여러 복잡하게 발전해 오는 와중에도 시대나 사회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 수 있는 전시였다. 동시에 그 변화에 따라 어떻게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있는지 볼 수 있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