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좋다.
이미연이나 레이첼 와이즈나 케이트 블란쳇처럼 아름답지 않아도(내 기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셋),
김동완이나 톰 하디처럼 귀엽지 않아도(내 기준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남성 둘),
나는 내가 참 귀엽고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게으르고 무심하고 눈치 없고 둔한 성격이고,
호르몬의 영향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일주일 넘게 우울해서 땅을 파고 들어가지만,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내가 참 좋다.
고치고 싶은 점은 당연히 있다.
행동하기에 앞서 못하는 이유와 변명부터 찾는 면, 내 기준에 안 맞으면 하찮게 보는 면, 쥐뿔도 없으면서 자기 잘난 줄 아는 면 등등.
그래서 열심히 불교나 마음공부 책을 사들인다. 이때도 또 나의 문제점이 발동하는데, 일로든 취미로든 워낙 읽어야 하는 책이 많다 보니 '히히, 나중에 읽어야지!' 하고 쟁인 책이 한두 권이 아니다.
읽고 느끼고 행동해야 사람이 바뀔 텐데, 사는 행위에 만족하는 나. 정상인가요?
지금 일을 마치면 책장 정리를 한 번 할 생각이다.(아, 또 이렇게 미루네.ㅎㅎ)
오래 묵었고 아마 향후 몇 년간 안 읽을 책들은, 아쉽지만 떠나보내서 생산성 있는 책장을 만들고 싶다.
그래봤자 어차피 몇 달 안 지나서 복작복작 불어난 책들이 또 디스코를 추겠지만, 깔끔하고 산뜻한 책장을 만들고 싶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는 나도 좋다. 과연 실제로 실행할지는 모르겠지만, 계획을 세우며 히죽히죽 웃는 나도 귀엽지 않나? 하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