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이가 나도 친구는 될 수 있다
막상 결혼하다는 얘기를 들으니,
여러 복잡한 감정들이 찾아왔다.
둘의 결혼 소식을 엄마에게 전했다.
듣고 있던 엄마는 내가 소개해줬으니,
뭐라도 받아야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나는 엄마에게 대답했다.
"늙어서 할머니가 될 때까지 보게 될 텐데
그걸 받아서 뭐 해?"
내 말에 엄마는 "네가 알아서 해" 하셨다.
이미 내가 치고 있던 울타리에 들어온 사람으로 여겼고,
난 그 울타리에 들어온 사람한테는 너그러운 편이었다.
둘이 차곡차곡 결혼 준비를 하던 중,
"언니, 내 드레스 보러 갈래? 아직도 못 정했어."
라고 얘기했다.
우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휴무를 맞추고 6살 차 동생의
드레스 착장을 보기 위해
모였다.
4벌에 착장으로 나올 때마다
입고 나온 모습에 괜히 울컥했다.
그러면서 신랑 겸 동갑 친구에게 말했다.
"괜히 소개해줬어.."
그러자, 직원분도 친구도 동생도 웃었다.
최종으로 우리가 골라 준 드레스를 입었다.
결혼식 당일.
난 결혼 축하선물로.
웨딩 풍선을 제작해 보냈다.
신랑인 친구가 신부대기실에 이쁘게 꾸며놓고는
어떤지 물어봤다.
"잘했음..."
고개를 끄덕이고. 예식이 시작됐다.
영상 찍는 내내 울었는데,
6살 차 동생의 고등학교 동창들도 울고 있었다.
마주치자, 서로 인사했다.
"얘기 많이 들었어요"
"저희도요"
이렇게 인사했다.
정신없이 다니다가 무릎까지 오는 드레스를
입고 밥 먹는 사람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그러다 나랑 4살 차 동생이 있는 자리로 다가와 중얼거렸다.
"언니... 발이 너무 아파..."
나는 귓속말로 말했다.
"오늘이 가장 예쁜 날 중 하나니, 참아야 해"
그렇게 말하고 난 뒤,
친인척 가족들에게 정신없이 인사하러 돌아다녔다.
결혼이라는 체감과
준비 단계를 옆에서 지켜본 바.
바쁘고 할 게 많다는 걸 느꼈다.
이따금, 유부녀가 된 6살 차 동생이 2박 3일의 여행을
짤 수 없게 된 것에 가끔 4살 차 동생 앞에서 중얼거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늦게 보내는 건데..."
4살 차 동생도 동의했다.
지금은 결혼한 지도, 3년이
넘어가는 이 부부를 가까이 본 내 생각은
서로의 취향도 입맛도 비슷하게 변해가는 모습이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후,
휴무에는 밀린 집안 일로 하루를 보내다가.
부모님을 뵈러 가서 같이 식사를 한다고 한다.
부지런한 아이.
요즘은 대형가전까지 상담한다는 얘기에
손뼉을 쳤다.
4살 차 동생은
다니면서부터 꾸준히 자기 계발을 하는 친구다.
(공부에 이어 자격증까지 따는 놀라운 친구)
그러다,
나의 속삭임에 나랑 같이 면접보고
부서 이동을 같이 했지만.
나는 퇴사를 했다.
퇴사 얘길 시작하고 관두기 전까지.
미안하다는 얘길 했었다.
친한 사람 없이 지내야 하는 4살 차 동생에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올곧은 눈빛을 하며 말했다.
"언니가 오자고 해서 온 거 아니야.
나도 고민하고 내가 스스로 선택해서 온 거니까.
미안해하지 마."
그렇게 나는 퇴사를 남기기 5분 전,
그날 같이 근무한 4살 차 동생이
우리가 친해졌던 그 사내 메신저로 장문의 쪽지를 보냈다.
읽다 보니, 울컥했다.
나올 때 같이 나와서 마중해 주고 난 그렇게 자리를 정리했다.
그렇게 일본어 자격증 N4를 따자마자,
곧장 N3를 공부하는 기특한 아이다.
만나서 회사 얘길 듣다 보면,
실적으로 2위를 했다고 했다.
그 언니들을 제치다니.
장하다고 칭찬을 많이 해줬다.
나도 겪어봤으니
욕을 할 때는 맞장구를 쳐줬다.
2024년 12월에 크리스마스를 앞에 두고 10박 11일을
4살 차 동생과 후쿠오카로 떠났다.
입맛도 똑같아서
편의점에 1일 1 어묵을 사서 저녁때마다 먹었다.
혼자서도 여행을 다니는 이 아이가 놀라울 따름이었다.
소소하게 기록을 남기려고 막 유튜브를 시작한 아이라 영상 촬영도 도와주면서
먹을 때 모습 안 나오게 하려고 애를 썼지만
조금씩 찍혔다.
그래도 올릴 때는 모자이크 처리를 해줬다.
가끔 그 영상을 보기도 한다.
이제 해외여행 그만 다니고 돈 모으겠다고 선원 했는데
일본의 고베라는 곳을 혼자 다녀왔고,
어느 순간, 일본인 친구를 한 명을 사귀고
얘길 주고받았는데
그 사람이 조만간 한국을 오는데 얼굴 보자는 얘길 했다고 한다.
대단한 아이.
서로가 추구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향해 아낌없이 응원을 해주기에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거 같다.
이 우정이 오래 변함없이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