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마음

변하는 하늘처럼, 변하는 마음.

by dodamgaon

아침 햇살이 창가로 스며들었다.
아이의 얼굴은 금빛처럼 따뜻하게 물들었다.


“오늘은 기분이 좋네.”

아이의 발걸음도 햇살처럼 가벼웠다.


하지만 오후가 되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왔다.
검은 구름은 하늘을 뒤덮고, 굵은 빗방울이 쏟아졌다.

아이의 발걸음은 멈췄다.

“왜 갑자기 이렇게 변하는 거야? 날씨는 참 변덕스럽다니까.”


그때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가 속삭였다.


“변덕이 아니라 마음이란다.
햇살은 웃음이고, 비는 눈물이지.
사람의 마음처럼 나도 늘 달라질 뿐이야.”


비는 멈출 기미가 없었다.
아이의 머리와 어깨는 흠뻑 젖었고, 마음도 점점 무거워졌다.


“나는 햇살이 좋은데… 왜 자꾸 비가 오는 거야.”

아이의 눈가에도 눈물이 맺혔다.
빗물과 눈물이 뒤섞여 흐르자, 아이는 하늘을 원망했다.


그때, 빗줄기가 차츰 잦아들더니 구름이 갈라졌다.
저 멀리 빛 한 줄기가 떨어지고, 하늘 위로 무지개가 걸렸다.

아이의 눈이 커졌다.

“… 다리 같아.”


정말이었다. 무지개는 땅끝에서 하늘까지 이어진 다리처럼 반짝였다.
아이의 발밑이 환해지더니, 마치 무지개가 손짓이라도 하듯 길을 열어주었다.

아이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혹시… 건너갈 수 있을까?’


용기를 내어 첫 발을 내딛자, 발끝은 공중이 아니라 무지개 위에 살포시 닿았다.
비 온 뒤의 공기처럼 맑고 차가운 감촉이 발바닥을 간질였다.


아이는 숨을 고르고, 무지개 위로 한 걸음,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
아래로는 여전히 젖은 땅이 보였지만, 위로는 빛이 가득했다.


그 끝에는 익숙한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


그건 오래전부터 곁에 두고 잠들던 작은 인형이었다.
때가 묻고, 한쪽 귀가 조금 찢어져 있었지만, 아이의 마음속에서는 언제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아이는 무지개 위에서 인형을 꼭 끌어안았다.

“너 여기 있었구나…”


순간, 빗방울이 다시 흩날리며 무지개는 점점 희미해졌다.
그러나 아이의 품은 따뜻했다.
인형을 안은 채 느꼈다.


“햇살이든 비든, 결국은 나를 이곳까지 데려다준 거구나.”


아이는 무지개를 따라 돌아오며, 하늘에 속삭였다.

“고마워, 날씨야. 네가 변했기에 내가 다시 나를 만날 수 있었어.”



※ 작가의 말

맑은 날도, 흐린 날도, 비 오는 날도 결국 내 마음의 일부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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