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젠가 누군가를 지켜줄 거야
유치원 교실 벽에는 알록달록한 카드들이 붙어 있었다.
‘내가 되고 싶은 것’이라고 적힌 카드.
가수가 되고 싶다는 아이도 있었고,
선생님, 우주인, 경찰관을 적은 아이도 있었다.
그중 노란 카드 하나에는 ‘소방관’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아이가 서툰 글씨로 꾹꾹 눌러쓴 글자였다.
“이제 모두 낮잠 자자.”
선생님의 목소리에 아이들은 매트 위에 누웠다.
아이도 천장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다.
그러자 벽에 붙은 소방관 카드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꿈속에서 아이는 커다란 헬멧을 쓰고 있었다.
손에는 호스를 꼭 쥐고, 눈앞에는 불길이 치솟았다.
“불이야! 불이야!”
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이는 겁이 났지만, 멈추지 않았다.
“걱정 마세요! 제가 구해 드릴게요!”
용기를 내어 물을 뿌리자, 불길이 차츰 잦아들었다.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외쳤다.
“고마워, 소방관님!”
아이의 가슴은 벅차올랐다.
그 순간, 꿈은 서서히 흩어졌다.
“얘들아, 일어나자. 낮잠 끝!”
선생님의 목소리에 아이는 눈을 떴다.
교실은 여전히 평화로웠다.
벽에 붙은 ‘소방관’ 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의 발걸음은 곧 친구에게 향했다.
“우리 소방관 놀이할래?”
친구는 고개를 끄덕였고,
둘은 의자를 쌓아 작은 건물을 만들었다.
“불이 났습니다! 모두 대피하세요!”
“걱정 마, 내가 구해 줄게!”
아이는 장난감 호스를 들고 친구를 구하는 척했다.
눈빛은 진지했다.
마치 조금 전 꿈속에서처럼.
그리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언젠가 진짜 소방관이 되어서, 오늘처럼 누군가를 지켜주고 싶어.”
※ 작가의 말
어린 시절의 작은 꿈은 때로는 놀이가 되고, 때로는 다짐이 됩니다.
그 마음이 언젠가 현실이 될 씨앗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