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사로 가는 길
글이 막히고 생각이 멈출 때면 나는 늘 전등사를 찾는다.
누군가에겐 그저 오래된 절이겠지만, 나에게는 숨을 고르는 자리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싶을 때,
나는 전등사로 향한다.
언덕길에서도 나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돌 하나를 올려 탑을 쌓는다. 가족의 건강을 빌고, 우리 집 강아지와 고양이들의 평안까지 마음에 얹는다. 작은 돌 하나가 내 소망을 대신해 주는 듯하다.
언덕을 지나 부처님 계시는 계단을 오를 땐,
마음속의 소란을 내려놓는다.
생각을 멈추고, 부처님 앞에서
지금 나는 어떤 마음인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답은 쉽게 오지 않지만, 그 질문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부처님께 절을 드린 뒤 산신각에도 오른다.
산신 할아버지를 보며 기도를 올린다.
그렇게 기도를 이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나는 내 곁을 떠난 가족들의 안녕까지 빌게 된다.
많은 기도를 올리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내 차례가 된다. 욕심을 내려놓고 딱 하나만 빌게 된다.
“작가로 잘 되게 해 주세요.”
부처님 앞에서, 산신각 앞에서, 돌탑 앞에서 그렇게 빌고 나면 내려오는 길은 늘 조금은 가벼워진다.
글을 쓰는 일이 결국 나를 살아 있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그 길에서 다시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