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시리즈] 장미

손끝에 남은 향기

by dodamgaon

붉은 장미가 피어 있었다.

꽃잎은 고운 비단처럼 겹겹이 펼쳐져 있었고, 은은한 향기가 바람을 타고 흘러왔다.

그러나 그 줄기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 있었다.


소녀가 손을 내밀어 장미를 만지려는 순간, 손끝이 살짝 베이고 말았다.

따끔한 통증에 눈물이 맺혔지만, 동시에 손끝에 남은 향기는 더 진하게 번졌다.


아름다움과 아픔이 함께 찾아온 순간이었다.


밤이 되자, 장미가 바람에 흔들리며 속삭였다.

“나를 피우게 한 건 햇살만이 아니야.

비와 바람, 그리고 이 가시도 함께였지.”


가시는 꽃을 지켜내는 힘이었다.

그 위에서만 꽃잎은 오래도록 피어날 수 있었다.


아침이 밝았다.

소녀는 다시 장미 앞에 섰다.

이번엔 성급히 손을 뻗지 않고, 조심스레 꽃을 바라보았다.


상처도 꽃의 일부라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았다.




※ 작가의 말

아름다움은 상처와 함께 피어납니다.

그것을 알 때, 우리는 더 깊이 사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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