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잠드는 순간
노을이 천천히 마을 위로 내려앉았다.
붉은빛이 지붕을 물들이고, 골목의 그림자는 길어졌다.
멀리서 작은 종소리가 들려왔다.
땡—, 땡—.
저녁을 알리는 소리였다.
한 아이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멈춰 섰다.
하늘은 불타는 듯 아름다웠다.
“오늘 하루가 다 갔구나.”
그 말속에는 아쉬움과 안도가 함께 섞여 있었다.
열심히 놀고, 웃고, 조금은 혼났던 하루.
그 모든 순간이 종소리에 실려 멀어졌다.
집 앞에 도착하자,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손 씻고 밥 먹자.”
따뜻한 냄새가 문틈으로 흘러나왔다.
아이의 발끝이 다시 가벼워졌다.
하루가 저물어도, 마음속 불빛은 여전히 환했다.
종소리는 여전히 부드럽게 울리고 있었다.
※ 작가의 말
하루의 끝은 늘 조용합니다.
그 고요 속에서 우리는 ‘오늘’을 내려놓고,
다시 ‘내일’을 준비합니다.